`LCD TV, 진정한 지존(至尊)을 가리자' 일본 LCD TV 업체들이 첨단 평판(FPD) TV의 대표격인 LCD TV 부문에서 한국업체들과의 진검 승부에 나섰다. 그동안 삼성전자LG전자가 독식하다시피 한 세계 최대 제품을 `깜짝' 개발하는가 하면 CRT(브라운관) TV에 국한됐던 최고급 제품 라인을 LCD TV로까지 넓히면서시장공략의 결연한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 최대 액정표시장치(LCD) 제조업체인 샤프는 지난 5일일본 지바에서 열린 `2004 첨단기술종합전시회(CEATEC)'에서 세계 최초로 65인치 LCD TV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샤프의 65인치 아쿠오스(AQUOS) 모델은 57인치 LCD TV를 개발한 삼성전자의 기록을 깬 것이다. 샤프측은 "가격은 비슷한 크기의 PDP TV와 대략 같을 것"이라고 말해 40인치 이상 대형 FPD TV에서 PDP TV와의 본격적 경쟁을 예고했다. 세계 최대 65인치 제품은 샤프 내에서도 수뇌부 몇명과 극비리에 조직된 개발팀외에는 개발 사실을 알 수 없었을 정도로 보안에 신경을 쓴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는비슷한 시기에 열린 한국 전자전에서 관련 제품들을 선보이는 한국 업체들의 기를누르겠다는 의도로 해석할 수 있다. 샤프의 A/V시스템 사업본부장이 개발 의의에 대해 "LCD TV는 40인치 이하용이라는 기존 관념을 깨는 것은 물론 LCD TV는 샤프가 세계 최고라는 것을 다시 확인한것"이라고 말한 것은 이같은 관측을 뒷받침하는 것이다. 한편 일본 소니도 최근 최고급 제품군인 퀄리아(QUALIA) 시리즈에 처음으로 LCDTV를 적용했다. 퀄리아는 소니가 `양보다 질'을 모토로 100% 소량 주문.생산하는 브랜드로 각제품에 고유 일련번호가 붙을 정도로 말 그대로 소니의 첨단기술을 집약한 제품이다. TV로는 지금까지 CRT TV만 생산됐지만 이번에 LCD TV로 라인업을 확장한 것이다. 내달 일본에서 출시 예정이 46인치 퀄리아 LCD TV는 기존 LCD TV들이 자기발광을 하지 못하는 LCD를 뒤에서 비쳐주는 백라이트로 CCFL(냉음극형광램프)나 면광원또는 EEFL(외부전극형광램프)을 사용했던 것과는 달리 LED(발광다이오드)를 세계 최초로 사용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LED는 휘도(밝기)가 기존 백라이트들보다 뛰어나다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가격이비싸다는 단점이 있다. 그러나 여타 백라이트보다는 환경친화적인 만큼 세계적인 환경규제 강화추세 속에서 결국 LED를 백라이트로 사용할 수 밖에 없으리라는 것이 업계의 관측인만큼 소니가 한발짝 앞서 나간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소니는 또 기존 CRT TV에서 첨단 브라운관을 상징하는 브랜드 트리니트론(Trinitron)을 전세계적으로 히트시켰던 것처럼 LED를 적용한 LCD 패널의 브랜드를 트릴루미노(Trilumino)라고 정하고 LCD TV 에서도 `소니 바람'을 일으킨다는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는 "평판 TV부문에서의 한국의 폭발적 성장에 대한 일본 업체들의우려와 고심이 이제 본격적인 한.일 진검승부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인 디스플레이뱅크에 따르면 세계적인 디지털방송 전송계획에 따라DTV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해 2007년에는 전체 TV의 33.2%인 6천350만대의 DTV가판매되면서 이 중 LCD TV가 2천500만대로 가장 많이 팔리고 1천700만대의 브라운관DTV, 1천300만대의 PDP TV가 뒤를 이을 것으로 전망됐다. (서울=연합뉴스) 김남권기자 sout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