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이 뭐 다른데 있나요.그냥 사랑하는 사람과운동하면서 함께 호흡하고 느끼는 거지요." 허성민(30.안동시청)은 11일 펼쳐지는 제85회 전국체전 육상 남자 일반부 창던지기를 불과 하루 앞두고도 제대로 몸상태를 점검할 수 없었다. 이는 10일 오후 청주종합경기장을 찾아 여자일반부 창던지기에 출전한 아내 박호현(27.SH공사)의 경기를 응원해야 했기 때문이다. 이날 우승하지는 못했지만 장정연(익산시청)에 이어 2위를 차지한 박호현은 "아쉬운 시합이었다. 허리가 아팠지만 오빠가 뒤에서 응원해줘 힘을 낼 수 있었다. 오빠가 무릎이 안좋은 데 내일 경기에서 최선을 다했으면 한다"며 남편에 대한 고마움을 잊지 않았다. 한국체대 3년 터울의 선후배 사이인 허성민-박호현 커플이 사랑의 싹을 키우기시작한 때는 이들이 충남 공주에서 함께 훈련하기 시작한 2001년 3월부터. 당시 허성민은 충남도청, 박호현은 서천군청 소속으로 활동했지만 같은 장소에서 훈련하면서 급속하게 가까워졌다. 평소 `투척계의 얼짱'이란 별명이 말해주 듯 미인으로 소문난 박호현에 대해 약간의 호감을 가지고 있었지만 그의 이해심 많고 여성스런 면에 더욱 더 이끌렸다는허성민. 허성민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운동을 같이하다 보니 정이 들었다. 빨래도 잘하고 잘 챙기주며 이해심이 넓은 것 같아 시간이 흐를 수록 호현이에게 빠져들었다"며호탕한 웃음을 터뜨렸다. 감자탕 뼈를 발라 주면서 프로포즈를 했다는 허씨는 "현재 한체대에서 조교로일하며 지도자 수업을 쌓고 있는데, 허리가 좋지 않은 아내가 걱정이지만 육상을 계속 하고 싶어하는 만큼 최대한 뒷바라지하겠다"고 밝혔다. 허-박 커플 이외에도 육상계에는 소문난 잉꼬부부가 둘 더 있다. 남자 육상 마라톤의 형재영과 여자 육상5000m 강순덕 커플과 중거리와 단거리에서 활약중인 김남진-이윤경 커플. 지난 2000년 당시 마라톤 유망주였던 형재영과 결혼한 강순덕은 10일 열린 여자5,000m에서 16분02초48로 97년 10월 권은주가 세운 한국기록(16분07초52)을 7년만에 경신하며 이은정(충남도청)에 이어 2위로 골인했다. 98년 육상을 그만둔 후 아이를 키우다 남편의 권유로 지난해 말부터 다시 달리기를 시작했다는 강순덕은 "남편이 없었다면 우승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남편에게고마움을 표시했다. 이밖에 지난해 전국체전 남자 육상 3,000m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김남진과 여자 400m허들과 400m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이윤경 부부도 육상계에서는 `닭살 돋는'애정으로 소문났다. 이번 대회에 임신 2개월째라 출전할 수 없는 이윤경은 "몸은 스탠드에 있지만마음만은 남편과 함께 달릴 것"이라고 말하며 부부 사랑을 과시했다. (청주=연합뉴스) 체전취재반 buff2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