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들의 기운을 북돋워주고 싶어 지금 기증 소식을 전하게 됐습니다." 40년 넘게 한 우물을 판 금형조각의 장인 지재봉(53.정광사 대표)씨가 거액의제작비를 들여 만든 거스 히딩크 감독을 비록한 2002한일월드컵 태극전사 24명의 얼굴 금형조각을 모든 선수들에게 무상으로 전달하기로 해 눈길을 끌고 있다. 2002년의 4강 감동이 영원히 간직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에서 작품을 만들기로 하고 꼬박 3개월간의 작업 끝에 최근 샘플을 완성한 지씨는 당초 12월 중 소리소문없이 선수들만 초청해 기증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레바논과의 2006독일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이 한국축구의 명운이 걸린중요한 한판이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지씨는 "혹시 선수들이 이 소식을접하면 더욱 열심히 뛰지 않을까"하는 판단에서 공개를 결심하게 됐다는 것. 열렬한 축구팬이라는 지씨는 "월드컵 태극전사 대다수가 레바논전에 선발로 뛸것으로 보여 용기를 전해주고 싶어 이 소식을 알리게 됐다"며 "이동국(광주) 등 월드컵에 뛰지 않은 선수도 있는 만큼 이번 대표팀이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면 본프레레호의 모든 멤버들에게 이번과 똑같은 조각을 선물하겠다"고 밝혔다. 지씨가 제작한 '태극전사 인물 금형조각'은 가로 90cm, 세로 70cm 크기의 나무프레임에 각 선수의 얼굴이 정밀하게 새겨진 순은 재질의 메달 24개가 부착돼 있다. 지씨가 정확한 액수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24개를 제작하는 데 8천만원 가량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86아시안게임과 '88올림픽 기념 메달과 함께 2002한일월드컵 기념 주화도 만들었던 지씨는 "판매용은 아니고 특별히 선수들을 위해 만든 것"이라며 "한국이 독일월드컵 본선에서 다시 한번 맹활약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재천기자 jc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