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변동환율제를 도입,위안화가 평가절상될 경우 한국 경제에는 '득(得)'이 '실(失)'보다 많을 것이라는 게 정부 당국자나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진단이다. 박승 한국은행 총재도 최근 "위안화 절상의 효과에는 양면성이 있겠지만 종합적으로는 한국 경제에 득이 될 것으로 본다"는 전망을 내놨다. 위안화 절상은 수출 물가 외국인투자 등 크게 세 가지 측면에서 한국 경제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우선 중국의 위안화 가치가 지금보다 높아지면(절상되면) 중국시장에서 판매되는 한국 제품의 가격경쟁력이 높아지는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 중국 입장에서 볼 때 한국제품의 수입가격이 하락하는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또 중국 이외의 지역에 대한 수출도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예컨대 위안화 가치가 달러당 8.28위안에서 7.00위안으로 오를 경우 해외시장에서 중국산 제품의 수출 가격은 그만큼 높아지기 때문에 경쟁관계에 있는 한국 기업들의 제품은 그만큼 가격 경쟁력이 생기는 것이다. 반면 위안화가 절상되면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예전보다 떨어질 가능성이 크고,이 경우 중국 내 수입수요 감소로 한국의 대(對) 중국 수출이 줄어들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그러나 전체 수출면에서는 얻는 것이 더 많을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송태정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위안화가 10% 절상될 경우 연간 대중국 수출은 8억달러 가량 감소하는 반면 중국을 제외한 지역으로의 수출은 28억달러 가량 증가해 총 수출은 약 20억달러 늘어나는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추정했다. 국내 소비자 물가에는 다소 부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 중국에서 들여오는 농수산물과 저가 소비재 가격이 올라 소비자물가에 부담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밖에 위안화 절상은 중국에 대한 외국인들의 신규 투자 매력을 떨어뜨려 반사적으로 한국의 외국인 투자 유치가 늘어나는 효과도 기대된다. 반면 미국의 통화절상 압력이 위안화에 그치지 않고 대미 무역흑자를 거두고 있는 한국 등 다른 아시아 국가로 확산될 경우엔 위안화 절상으로 파생되는 긍정적인 효과가 다소 반감될 것으로 전망된다. 위안화 평가 절상의 영향으로 원화도 절상될 경우 한국 제품의 수출경쟁력이 같이 약화될 것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그러나 위안화가 절상되더라도 원·달러 환율에 미치는 영향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권태신 재정경제부 차관보는 "한국은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국가들 중에서 유일하게 변동환율제를 실시하고 있고 대미 흑자규모도 큰 편이 아니어서 한국 원화에 대한 절상 압력은 심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최중경 재경부 국제금융국장도 지난 2일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 연차총회가 열리고 있는 워싱턴에서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원화는 지난해 상당히 절상됐다"며 "중국이 위안화 고정환율제를 변동환율제로 전환하더라도 한국의 원화 환율은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