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 체제 개편방안이 지난달 30일 윤곽을 드러냈다. 공무원 조직인 금융감독위원회 사무국이 민간 조직인 금융감독원을 '사실상' 통제하는 것이 핵심이다. 금감원이 금융감독 분야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금감위에 각종 결의 안건을 올릴 때 금감위 사무국을 통하도록 한 것. 이같은 개편내용을 놓고 금융시장에서는 뒷말이 많다. 이중적 금융감독 체제의 해소방안,금융감독의 효율성 증대방안,그리고 금융감독의 주체가 민(民)과 관(官)중 어디가 돼야 하는지 등에 대한 답이 전무하기 때문이다. 금감위 사무국과 금감원의 '부적절한 동거' 및 금감위원장과 금감원장의 겸임 문제 등은 거론조차 되지 않고 봉합됐다. 그간 허비한 시간과 노력이 아깝다는 지적이다. 금융감독 체제 개편문제는 지난해 초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가동될 때부터 논의가 시작됐다. 감사원과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회도 이 문제에 관여했다.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이헌재 경제부총리도 2∼3차례 언급했다. "그동안 뭘했나"라는 지적이 나올 만한 상황이다. 오히려 금감위 사무국과 금감원간 갈등의 골만 더욱 깊어졌다. 금감원쪽은 지난달 30일 금감위 사무국이 발표시간인 오후 2시가 다 돼서 발표자료를 보여준 것을 못마땅하게 생각한다. 이해당사자의 다른 쪽 의견은 전혀 듣지 않고 발표자료를 내놓았다는 불만이다. 특히 발표자료 원문 내용중 "금감원은 금감위(구체적으론 사무국)의 지시를 받는다"는 대목에 금감원 노조가 강력 반발,뒤늦게 금감원에 지시하는 주체를 금감위 합의체로 수정하는 해프닝도 빚어졌다. 윤증현 금감위원장 겸 금감원장은 지난 8월4일 취임일성으로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가장 좋은 감독 모델을 모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윤 위원장은 이 말이 허언(虛言)이 되지 않도록 후속조치와 연구를 시작해야 할 것이다. 박준동 경제부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