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투명성,삶의 질,글로벌화 등의 분야에서 여전히 선진국에 크게 뒤처져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한국무역협회가 세계은행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세계무역기구(WTO) 유엔 등 국제기구와 세계적인 전문 조사기관의 최신 통계자료를 인용,정리해 30일 발간한 '207개 경제 무역 사회지표로 본 대한민국 2004'에 따른 것이다. 책자에 따르면 한국이 가장 뒤처진 항목은 투명성과 삶의 질.한국은 투명성지수에서 4.21을 기록,조사대상 52개국 가운데 35위에 머물렀다. 투명성지수는 10에 가까울수록 청렴도가 높다는 의미다. 삶의 질 항목에서도 10점 만점에 5.67점을 기록,52개국 가운데 34위에 그쳤다. 특히 삶의 질을 나타내는 주요 지표인 도시생계비(뉴욕 100 기준) 항목에서는 서울이 세계 7위인 104.1로 도쿄 런던 등과 더불어 가장 살기 힘든 곳으로 조사됐다. 글로벌화에 대한 태도도 하위권이다. 한국의 글로벌화에 대한 태도는 10점 만점에 7.04점으로 51개국 중 31위에 그쳤다. 외국문화의 수용정도도 10점 만점에 6.79점(52개국 중 42위)으로 여전히 배타적인 성향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가 이미지는 7.04점으로 52개국 중 22위로 조사됐다. 특히 토플(TOEFL) 점수는 3백점 만점에 2백7점으로 조사대상 1백53개국 가운데 1백9위로 나타났다. 교육·사회분야에선 대학 이상 고등교육기관의 이공계 졸업생 비율이 41.0%로 세계 1위를 기록한 것이 이채롭다. 그러나 국민 1인당 연구개발(R&D) 투자는 2백90달러로 51개국 중 21위,인구 1천명당 R&D 인력은 3.99명으로 48개국 중 20위로 조사돼 질적으로는 여전히 뒤처져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 여성 국회의원 비율 77위,평균수명 54위,1인당 수출액 40위,인구 1만명당 발표 논문수 29위,학생 1인당 교육비 지출 23위 등으로 중하위권을 맴돌고 있다. 이와 달리 IT분야를 비롯해 선박건조량(1위),자동차생산(6위) 등의 항목에서는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1위를 기록한 11개 항목 가운데 액정표시장치(TFT-LCD) 출하,부호분할 다중접속(CDMA) 단말기 판매,초고속 인터넷 보급,D램 매출액 등 대부분이 IT분야에 집중돼 있다. 특히 삼성은 지난해 49억달러의 D램 매출과 3천5백만개의 TFT-LCD를 출하,두 분야의 기업별 실적에서 세계 1위를 차지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