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가 배럴당 50달러선을 돌파한 상황에서월가의 관심은 고유가가 일시적 수급 불균형에 의한 것인지 아니면 근본적인 시장상황 변화에 따른 장기적 현상인지를 분석하는데 초점이 모아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CNN 머니와 CBS 마켓워치는 월가 전문가들을 인용해 유가가 조만간`정상'으로 회복될 것이라는 낙관론이 갈수록 소수 견해가 되고 있다면서 배럴당 60달러까지 치솟을 것이라는 얘기들이 심심치않게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헤지펀드가 석유시장에서 빠져나갔다는 분석에 대한 회의적 견해도 비중있게 제기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과거의 오일 쇼크 때 유가가 인플레를 감안할 때 지금 기준으로 배럴당80달러대까지 치솟았다면서 따라서 현 유가가 더 뛸 소지가 많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유가에 테러 불안 등 경제외적 `프리미엄'이 10달러 가량 붙어있다면서 따라서 내년에 유가가 폭락할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다는 낙관론도 계속제기되고 있다. CNN 머니는 28일 월가에서 뉴욕상품시장의 서부텍사스중질유 선물이 배럴당 6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얘기들이 나오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와초비 증권의 제이손 쉔커는 CNN 머니에 "석유 재고가 지난 3개월 계속해서 대거 감소하는 추세"임을 상기시키면서 "동절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상황에서 "고유가가 이제 시작에 불과할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AG 에드워즈 앤드 선스의 브루스 란니 애널리스트는 CNN 머니에 "정상적 상황이라면 유가가 30달러대에 머물러야 한다"면서 그러나 "문제는 세상이 완벽하지 않다는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CNN 머니는 고유가가 장기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로 중국을 비롯한 고속성장국들의 석유 수요가 계속 크게 늘어나는 상황에서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산유 여력이 한계에 도달했음을 상기시켰다. 따라서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 아라비아가 약속대로 몇주 안에 하루 산유량을 지금의 950만배럴에서 1천100만배럴로 늘리더라도 수급 불균형이 근본적으로 개선되기 힘들다는 것이다. 로버트 W 베어드 앤드 코의 조지 개스퍼 애널리스트는 CNN 머니에 "산유국들이70-80년대에는 증산을 통해 늘어나는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었으나 지금은 그렇지못하다"면서 따라서 "배럴당 50달러대 시대가 정착될지도 모른다"고 내다봤다. CBS 마켓워치는 재고 부족이 심각한 상황이라면서 미국의 원유 재고가 지난 7월30일 이후 6주 연속 하락해 3천만배럴 이상 감소했음을 상기시켰다. 미국의 석유 재고는 지난 2월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고 CBS 마켓워치는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29일 오전(한국시각 30일 새벽) 발표되는 미 에너지부의 최신 석유주간재고 통계가 어떻게 나올지를 월가가 주목하고 있다고 CBS 마켓워치는 지적했다. 케이웨스트 인터내셔널의 케빈 커 애널리스트는 CBS 마켓워치에 "새로 나오는석유재고 통계가 재고 급락세가 이어지고 있음을 뒷받침할 경우 유가가 60달러 쪽으로 계속 치솟게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에 발표되는 통계는 지난 24일까지의 한주간 재고로 에너지정보 전문 제공업체인 프랏츠는 전주에 비해 510만배럴 가량이 떨어졌을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또다른 예측기관인 피맛 유에스에이는 하락분이 200만배럴 가량일 것으로 상대적으로소폭 전망했다. 석유 수요가 근본적으로 늘어난 것이 고유가 지속 전망을 뒷받침한다는 관측도거듭 나왔다. 케임브리지 에너지 리서치 어소시에이츠의 대니얼 에르긴 회장은 CBS 마켓워치에 "올해 세계 석유수요 증가폭이 지난 6년간 평균에 비해 두배가 넘는 것으로 분석된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지난 10년간은 산유권의 증산 여력이 하루 300만-500만배럴 정도였으나 이제는 140만배럴에 그치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 주요 산유지역인 중동과 나이지리아 및 러시아로부터 공급이 안정적이지 못한 점도 고유가를부채질하는 요소라고 덧붙였다. 투자회사인 유로 퍼시픽 캐피털의 피터 쉬프 사장은 CBS 마켓워치에 "달러 약세도 고유가의 한 원인"이라면서 달러가 지금처럼 계속 가치가 떨어질 경우 배럴당 100달러가 되지 말란 법도 없다고 우려했다. 문제는 "달러 가치가 어디까지 떨어지느냐"라고 그는 덧붙였다. 한편 블룸버그는 고유가로 금이 위험회피(헤지) 수단으로 관심을 끌고 있다고 28일 분석했다. 금은 뉴욕시장에서 지난 3주간 3.8% 상승해 오는 12월 인도분이 온스당 414.20달러까지 상승했다. 이는 지난 8월 20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UBS의 런던 소재 존 리어드 애널리스트는 블룸버그에 "유가 급등과 달러가치 하락이 금값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면서 특히 달러 하락으로 가치가 상대적으로 높아진 유로화로 금을 사려는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선재규 기자 jk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