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는 주일미군의 재배치를 도쿄 도심에 위치한 요코다(橫田) 기지를 둘러싼 일련의 부대이동에 한정하겠다는 입장을 미국에 정식 전달하기로 했다고 마이니치(每日) 신문이 21일 보도했다. 이는 미국 워싱턴주 소재 육군 제1군단사령부의 일본 이전 등 주일미군 재배치계획과 관련된 미국측의 각종 제안을 일단 거부하는 것이어서 재배치 계획을 서둘러온 미국측의 반발이 예상된다. 유엔총회 연설차 뉴욕을 방문중인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는22일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미군의 억지력 유지'와 '일본의 기지부담 경감'을 원칙으로 재배치를 추진하자는 입장을 밝히기로 했다. 이와 관련, 에비하라 신(海老原伸) 외무성 북미국장과 이하라 가즈키(飯原一樹)방위청 방위국장은 21일 워싱턴에서 피터 로드맨 미 국방부 국제안보담당 차관보를만나 주일미군 요코다 기지의 항공자위대와의 공용화 방안을 제안한다. 일본 정부가 주일미군 재배치를 둘러싼 입장을 미국측에 제시하는 것은 처음이다. 에비하라 국장 등은 미국측이 요코다 기지의 제5공군사령부를 괌에 소재한 제13공군사령부로 옮겨 통합하되 사령관은 요코다에 둘 것을 일본측에 제시한 만큼 이를수용하고 대신 항공자위대의 항공총대사령부를 이 기지로 이전, 기지를 공군자위대에 관할 아래 두는 방안을 제안하기로 했다. 요코다 기지는 '요코다 공역(空域)'으로 불리는 도쿄도와 인근 8개현에 걸쳐있는 수도권 서쪽 상공 대부분의 항공관제권을 갖고 있어 항공총대사령부가 이곳으로이전될 경우 일본측이 도쿄의 항공관제권을 되찾는 효과가 있다. 그러나 에비하라 국장 등은 육군 제1군단사령부의 일본 가나가와(神奈川)현 자마(座間) 기지로의 이전 등 미국측의 다른 재배치 제안에 대해서는 입장을 밝히지않기로 했다. 이는 미군기지의 일본 이전에 대한 일본인들의 반감을 고려한 것이나 오는 11월대통령 선거 전 주일미군 재배치 계획의 밑그림을 그리려는 미국측의 의도와 배치되는 것이어서 향후 양국간 갈등으로 비화할 소지를 안고 있다는 지적이다. 다만 일본측은 오키나와(沖繩)현 후덴마(普天間) 비행장과 해군 아쓰키(厚木)기지 등 소음과 사고 등의 문제로 인근 주민들과 마찰을 빚어온 주일미군 기지의 조기반환 요구는 언급하지 않기로 했다. (도쿄=연합뉴스) 신지홍 특파원 sh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