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중앙아시아의 자원 대국 카자흐스탄을 방문한 데는 막대한 양의 카스피해 인근 유전개발과 우라늄 광산개발 사업에 국내 기업 진출이라는 자원외교 외에 또 하나의 '사유'가 있다. 바로 신행정수도 건설 현장을 직접 보겠다는 것이다. 카자흐스탄의 원래 수도는 알마타였다.그러나 지난 97년 아스타나로 수도를 옮겨 아직도 건설작업은 계속되고 있다. 카자흐스탄이 수도를 옮긴 건 알마타가 남동쪽에 치우쳐 있는데다 지리적 여건이 열악한 톈산(天山)산맥 주변에 위치해 국토의 균형발전을 꾀하기가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국토면적은 한반도 전체의 10배가 훨씬 넘는 2백72만㎢에 달하지만 인구는 한국의 3분의 1에도 못미쳐 1천5백만명이 채 안된다. 이런 여건 때문에 수도를 국토의 중심지역인 아스타나로 옮기면서 '중앙개발'이 시작된 것이다. 행정수도 논란이 분분한 한국과 유사점도 있고 다른 점도 있다. 지방 혹은 국토 균형발전에 수도(이전)를 지렛대로 삼겠다는 전략은 일단 같아 보인다. 다만 한국은 부지를 새로 정하고 막대한 비용을 투입,행정수도를 완전히 새로 만들겠다는 것이고 카자흐스탄은 기존 도시를 선정,새 수도로 키우는 쪽을 택했다. 한국이 철저하게 계획도시로 건설할 방침인 반면 아스타나에서는 있던 것을 개조해 나가는 분위기가 느껴진다. 아스타나는 곳곳이 공사 현장이다. 공항청사 건물에서부터 시내를 잇는 도로가 공사중이다. 새로 옮긴 수도이다 보니 문화적 자산이나 방문객을 위한 '볼거리'는 거의 없다. 안내된 명소래야 조국수호자 기념비,신도시 상징탑,대통령 문화센터 정도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이 신행정수도에 정권의 명운을 건다고 했을 정도이니 새로 건설되는 수도를 직접 보면 여러가지를 느끼고 판단자료로도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스타나(카자흐스탄)=허원순 정치부 기자 huh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