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멕시코 자유무역협정(FTA) 서명은 일본에는 멕시코를 비롯한 대(對) 중남미 경제협력 확대 신호탄이자 멕시코에는 아시아 진출을 위한 교두보 확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의회 비준을 거쳐 내년 4월 1일 양국 FTA가 공식 발효하면 일본은 협상 품목 중 95%제품에 대해, 멕시코는 협상 품목 중 44%에 대해 각각 즉각적인 관세 인하를 실시할 예정이다. 멕시코 대부분의 제품에 대한 일본의 수입 관세 부과는 향후 3∼7년에 걸쳐 점진적으로 낮춰진다. 바나나의 경우 관세 인하가 10년간에 걸쳐 이뤄진다. 지난해 기준 멕시코의 대(對)일본 수출은 6억580만달러, 일본으로부터의 수입은 76억달러였다. ◇일ㆍ멕 FTA 주요 내용 양국간 민감한 산업인 자동차와 철강제품 타결안을 보면, 우선 철강제품의 경우멕시코에서 생산되지 않는 자동차, 자동차부품, 전자제품 등에 사용되는 특수강에한해 FTA 발효 즉시 무관세가 적용된다. 반면 멕시코 국내 철강산업과 경쟁이 되는 일반 철강제품의 경우, 현재 9-14%내외 수입 관세율을 5년간의 유예기간을 둔 후 6년차부터 10년차까지 단계적으로 관세 인하가 진행될 예정이다. 자동차 산업의 경우, 일본은 현재 연간 멕시코 국내시장의 3%에 해당하는 무관세 쿼터를 지니고 있으나, FTA 발효 첫해 5%로 쿼터가 증가하게 되며 협정발효 후 7년차부터 무관세가 적용될 예정이다. 또한 멕시코의 대일본 양허 주요 내용으로는 ▲멕시코 조달시장 참여시 미국,캐나다, 유럽연합(EU)과 동등한 자격 부여 ▲내국인 및 최혜국 대우를 통한 투자기업 법적 보호 등이 있다. 이밖에 일본의 대(對) 멕시코 양허 주요 내용을 보면 ▲돼지고기 연간 쿼터 3만8천t, 5년후 연간 쿼터 8만t으로 확대 ▲2009년까지 닭고기 연간 쿼터 8천500t으로점진적 확대 ▲2009년까지 쇠고기 연간 쿼터 6천t으로 점진적 확대 ▲연간 2억달러규모 의류쿼터 부여(직물 원산지 무관) 등이다. 이와 함께 ▲신발 25만켤레 쿼터 부여, 5년간 매년 20% 확대 ▲레몬, 아보카도,토마토, 아스파라거스, 마늘, 호박, 브로콜리, 망고, 과야바, 데낄라, 메스칼, 와인,담배, 커피 등 즉각 관세 철폐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면서 파인애플, 설탕, 밀, 파스타, 파인애플 주스, 캔디 등은 향후 최소한 3년간 협상 대상에서 제외키로 했다. ◇일ㆍ멕 FTA 이후 전망 멕시코 정부는 현재 34억6천만달러 규모인 일본기업의 대멕시코 투자진출이 FTA발효 후 연간 13억달러 규모의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 고용증대 효과도 82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한다. 현재 멕시코 투자진출 기업인 닛산이 6억달러, 도요타가 1억4천만달러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멕시코는 또한 멕시코의 대일본 수출이 FTA 발효 이후 연간 10%대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일본의 대(對)멕시코 투자 특히 정부조달 시장 진출이 활발해질 전망이다. 일본측의 관심 분야인 정부조달 시장의 경우 향후 연간 560억달러 규모의 멕시코 정부 조달시장에 미국, 캐나다, EU등과 동일한 조건으로 참여가 보장된다. 따라서, 일본의 멕시코 정부 물품 구매 및 프로젝트 입찰 참여가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멕시코측은 일-멕 FTA를 통한 일본 기업들의 대멕시코 투자증가에 가장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또한 멕시코에 진출한 일본 기업들은 FTA 체결을 계기로 공격적인 멕시코 시장공략을 위해 투자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일본의 대멕시코 투자진출 현황을 보면 2003년말 기준 34억6천만달러, 284개사규모이며, 전체 외국인투자의 2.7%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일본투자기업들의 36.3%가 제조업에 집중돼 있으며, 상업이 26.4%로 그 다음을 차지하고 있다. 한편 일본측으로서는 레몬, 아보카도, 호박, 파파야 등 약 850개 품목의 농림수산물 관세가 철폐될 예정인 일-멕 FTA가 실질적인 농산물 관세 철폐를 포함한 최초의 협정이라는 평가다. 이에 따라 향후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등 대일본 농산물 수출에 관심이 큰 대상국과의 FTA 협상에 물꼬를 트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김영섭 특파원 kimy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