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합병(M&A)테마가 급부상하면서 실현 가능성과는 관계없이 엉뚱한 소문이나 성급한 기대만으로 주가가 들썩이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현대건설이 대표적이다. 14일 현대건설 주가는 미확인 M&A설과 회사측의 부인공시로 하루종일 '롤러코스터'를 탔다. 장 초반에는 '미국 벡텔사의 인수검토설'이 일부 언론보도로 퍼지면서 주가가 9% 넘게 급등했다. 하지만 회사측이 "최대주주인 외환은행을 비롯 채권금융기관으로부터 어떠한 관련 내용도 통지받지 못했다"고 부인하자 주가 상승세가 급속히 둔화돼 결국 2.93% 오르는데 그쳤다. 동양그룹의 지주회사격인 동양메이저도 이날 M&A 기대감이 부각되며 8.85%나 급등했지만 실제 실현 가능성은 희박하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보유지분이 43%에 달하기 때문이다. 최근 5일 연속 상한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전자통신 부품업체 대아리드선도 M&A 기대감이 주가 상승의 주요인으로 분석되지만 정작 회사측은 "M&A에 대해 검토중인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까지 확정된 것은 없다"며 신중한 대응을 주문하고 있다. 이에 앞서 외국인이 단기간에 6%대의 지분을 매입하면서 M&A 가능성이 부각됐던 세양선박도 매입주체인 미국계 '모건스탠리 컴퍼티 인터내셔널'이 단 이틀만에 보유지분을 전량 처분했다고 공시하면서 주가가 급락했었다. 또 서울증권은 SK증권 인수를 위한 양해각서(MOU)까지 체결했었지만 무산됐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M&A는 실제 성사되기가 힘든데다 성사되더라도 기업가치가 향상될 지 미지수인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특히 일부 중소형주의 경우 '슈퍼개미'가 M&A테마를 이용해 '치고빠지기'에 나설 가능성도 있는 만큼 옥석가리기가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 주용석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