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캐피탈에서 단일 금융회사로는 사상 최대인 470억원이 넘는 횡령사건이 드러나 자금담당 임원이 구속되는 등 파문이 일고 있다. 이번 사건은 지난 4월 옛 우리신용카드 직원 2명이 회사 돈 400억원을 몰래 빼돌려 파생상품에 투자하다가 탕진하고 도주한 사건보다 규모가 큰 데다 자금담당임원이 이 같은 짓을 저질렀다는 점에서 충격을 주고 있다. 13일 금융계에 따르면 최근 지분 14.9%를 인수해 코오롱캐피탈의 위탁경영에 들어간 하나은행이 코오롱캐피탈에 대한 자산실사를 하는 과정에서 자금담당 임원이 472억원을 횡령한 사실을 확인하고 수원지검에 수사를 의뢰했다. 금융감독원도 지난 10일부터 사태의 진상 파악을 위한 검사에 착수했다. 이번 횡령사고는 현재까지 단독 범행으로 추정되고 있지만 횡령금액이 지난 8일당시 코오롱캐피탈의 총자산인 892억원의 52.9%에 해당할 정도로 거액이어서 내부공모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 임원은 회사 자산인 머니마켓펀드(MMF) 등 수익증권을 몰래 파는 방식으로돈을 빼돌려 개인적으로 주식투자를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삼득 코오롱캐피탈 사장은 "지난 7일 취임후 자산실사를 하는 과정에서 예금통장이 없는 것을 보고 추궁하다 횡령 사실을 확인했다"며 "하지만 경찰에서 수사가 진행중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횡령금액과 쓰다 남은 돈이 얼마인지는 확인이 되지않고 있다"고 말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이번 횡령사고로 인한 손실금은 전액 코오롱그룹에서 추가지분출자 형식으로 보전해주기로 약속했다"고 전하고 "지분출자는 코오롱관계사 지분에 대한 감자후에 이뤄지기 때문에 하나은행 지분율에는 변동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코오롱캐피탈의 지분은 현재 ㈜코오롱 44.33%, 코오롱건설 11.97%, 코오롱제약10.20%, 코오롱글로텍 9.44% 등 코오롱 계열사가 75.94%를 보유하고 있고 나머지는하나은행 14.90%, HSBC 1.50%, 개인투자자 7.66% 등으로 분산돼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재홍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