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경제연구소가 13일 경제의 재도약을 위해 제안한 10대 전략은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는 미래 유망 산업 5가지와 경쟁력의 기반을 이루는 제도와 인프라 구축을 위한 5가지 과제로 나눌 수 있다. 연구소는 앞으로 한국 경제의 성장을 이끌 전략산업 육성을 위한 과제로는 ▲디지털 칸(한국의 디지털 실험장화) ▲네오 뉴딜(IT 투자) ▲소프트산업의 성장 엔진화 ▲관광산업 활성화 ▲농업의 1.5차 산업화 등 5가지를 제시했다. 또 제도.인프라 구축을 위해 ▲세계화 ▲작지만 강한 정부 ▲글로벌 관점의 균형 발전 ▲관계지향형 금융중개시스템 ▲중소.벤처기업 자생력 배가 등을 제안했다. ◆디지털 칸(Digital Kahn)= 세계 최고의 디지털 기술 수용도를 지닌 한국 전체를 거대한 글로벌 차원의 디지털 테스트베드(실험장)로 활용, 한국을 디지털에 관한한 세계 최고의 `칸(Kahn,왕)으로 만들자는 전략이다. 일본 하키하바라(가전제품)나 스웨덴 시스타사이언스파크(모바일)가 관련제품의시험장이 됐고 이곳에서 성공한 제품들은 세계시장에서도 통했던 사례가 있다. 한국이 디지털 기술과 제품의 실험장이 되면 세계 유수 디지털 기업들의 연구소나 시제품 생산 라인, 마케팅 등을 유치할 수 있고 디지털을 국가 이미지로도 활용할 수 있다. 이같은 전략으로 인도가 은둔과 종교의 나라에서 IT(기술정보) 산업 신흥대국으로, 이스라엘이 농업과 전통산업국가에서 제2의 실리콘밸리로 각각 국가 이미지 전환에 성공했었다. ◆네오 뉴딜(Neo Newdeal)= 경기 활성화를 위해 투여되는 정부 재정을 미국의 뉴딜정책처럼 사회간접자본(SOC) 등 건술부문에 투자하는 대신 수요기반이 충분하고 상당한 기술이 축적돼 있는IT부문에 집중하는 것이다. 연구소는 네오 뉴딜을 시행하면 건설경기 과열로 인한 부작용을 막는 동시에 IT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기술주도형 중소기업을 대량 육성할 수 있다고 밝혔다. ◆소프트산업의 성장 엔진화= 일본과의 자유무역협정(FTA)이 실현될 경우 취약한 경쟁력으로 우려되는 제조업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지식, 감성, 서비스, 예술 등 눈에 보이지 않는 요소가 핵심경쟁력인 소프트산업을 육성하자는 제안이다. 소프트산업에는 소포트웨어, 출판, 영화, 방송, 광고, 음악, 게임, 애니메이션,캐릭터, 공예, 디자인, 관광, 패션, 지적재산권 등이 포함되고 전통 제조업에도 소프트 요소를 더해 제조업의 서비스화를 도모해야 한다고 연구소는 제시했다. ◆관광산업 활성화= 연구소는 `고용없는 성장시대'를 맞아 노동력을 대규모로 흡수할 수 있는 관광산업을 활성화해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과 실업자 해소를 도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관광산업의 취업유발계수(지출 10억원당 유발되는 취업자수)는 52.1명으로 전체산업 평균의 2배가 넘는다. 연구소는 눈에 보이는 관광자원이 빈약하다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배용준 관광, 사우나 관광, 성형수술 관광 등 소프트관광 자원을 개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농업의 1.5차 산업화 =FTA 등으로 위기를 맞고 있는 농업의 자생력 회복을 위해 1차 산업인 농업에 지식을 부가해 1.5차 산업으로 격상시키자는 것이다. 농업과 문화를 접목시켜 칠월칠석에 연인들이 우리 농산물을 선물로 주고 받을수 있는 `견우-직녀의 크리스마스' 등 농업과 다른 산업을 연계시키면 새로운 시장을 만들 수 있다는 얘기다. 이를 위해 21세기형 농업경영자 10만명(1촌 1CEO)을 양성, 변화의 촉발자 역할을 하게 하고 벤처농업을 21세기형 미래산업으로 육성하는 한편 농촌을 생산과 판매,체험, 휴식이 가능한 복합상품으로 개발한다는 세부전략이 있다. ◆안팎으로 열린 세계화= 소규모 개방경제 체제인 한국의 선진국 도약을 위해서는 적극적인 해외진출과대외개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주요 선진국을 벤치마킹하는 해외연수프로그램(가칭 新신사유람단)을시행하고 주요 지역별로 거점형 FTA를 우선적으로 추진하는 한편 의료, 교육, 법률시장을 조기에 개방할 필요가 있다고 연구소는 밝혔다. 또 주요 전략거점 국가에 제2의 한국을 건설하는 `광개토 플랜'도 추진해야 한다고 연구소는 덧붙였다. ◆작지만 강한 정부= 시장 친화적인 전략 지식 정부를 위해 기존의 개입주의적 정부에서 시장친화적정부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연구소는 지적했다. 연구소는 정부가 지방자치단체나 민간이 더 잘할 수 있는 일은 이양하거나 개입을 중단하고 규제도 금지된 항목을 제외하고는 포괄적으로 허용하는 네거티브 시스템으로 바꾸는 한편 규제개혁위원회를 명망가에서 전문가 중심으로 개편하는 등 규제개혁 추진 체계를 정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글로벌 관점의 균형발전= 국토개발과 지역 균형발전도 동북아 6대 경제권역간의 치열한 경쟁구도 속에서인식되고 추진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국가간 무역장벽의 완화에 대비, 지역 경제의 경쟁구도를 국내 중심에서 국제무대로 신속하게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관계지향형 금융중개 시스템= 은행의 영리추구 경영방침은 존중하되 금융시장 안정 역할이라는 공적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재무건전성을 더욱 높이고 기업과 금융기관간 장기적인 협력관계가 활성화되도록 유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국내 금융기관을 매각할 때 외국자본의 자격을 금융업을 영위하는 자로 제한,국적 금융자본을 육성하고 국내 금융기관에 대한 역차별도 해소해야 한다고 연구소는 지적했다. ◆중소.벤처기업의 자생력 배가= 연구소는 중소기업 정책을 기존의 중소기업.벤처기업과 같은 구분이 아니라 혁신적 중소.벤처기업군, 일반 중소기업군으로 구분해 특성에 따라 접근해야 한다고밝혔다. 지원제도도 실질적인 자생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상원기자 lees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