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가 비씨카드의 수수료 인상에 반발해 가맹점 계약을 해지한 가운데 KB카드와 LG카드도 수수료 인상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어 수수료 분쟁 사태가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최대은행인 국민은행의 KB카드 담당 이상진 부행장은 2일 "수수료 인상 기일로 제시한 6일까지 이마트를 상대로 협상을 계속 요청할 계획이지만 이마트가 끝내 응하지 않으면 수수료 인상을 단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부행장은 또 "솔직히 수수료 인상 단행에 따른 파장이 부담스럽지만 가맹점수수료 현실화는 카드사의 존립과 관계된 근본적 문제여서 그냥 덮고 갈 수 있는 것이 아니다"고 밝혀 수수료 인상 강행을 시사했다. 그는 이어 "수수료 인상 대상은 원가보다 낮은 수수료를 내고 있는 이마트 등일부 대형 가맹점"이라며 "이번 수수료 인상이 이익을 추가로 늘리려는 것이 아니라카드사의 생존을 위한 것이라는 점을 이해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 부행장은 이마트측이 지적하고 있는 소비자 부담 증가에 대해서는 "이마트등 대형 가맹점들은 카드 시스템 정착으로 매출확대 등의 수혜를 입었다"며 "수수료인상분을 어느 정도 감내할 생각은 하지 않고 소비자에게 고스란히 전가하겠다는 식으로 논리를 펼쳐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 부행장은 공정거래위원회의 담합여부 조사와 관련, "이마트가 공정위에 카드사를 제소했기 때문에 조사가 진행되는 것은 당연한다"며 "성실히 조사에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LG카드[032710]도 매출이 늘수록 적자폭이 확대되는 현 수수료 체계로는 경영정상화가 불가능한 만큼 수수료 인상이 불가피하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박해춘 LG카드 사장은 "이마트에서 비씨카드와 KB카드 결제가 거부돼 그 매출분이 LG카드로 넘어오면 적자가 확대된다"며 "이런 상태로는 영업을 계속할 수 없으므로 수수료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박 사장은 또 "수수료 인상에 따른 여론의 질타를 받을께 뻔한 상황에서 수수료인상에 나선 것은 그만큼 카드사의 사정이 절박하기 때문"이라며 "어느날 갑자기 수수료 인상 방침을 정한게 아니라 내부적으로 장기간에 걸쳐 검토한 끝에 결론을 내린 것"이라고 말했다. 박 사장은 "3일중으로 이마트측에 수수료 인상에 대한 협상을 요청하는 공문을보낼 것"이라며 "끝까지 협상을 통해 사태해결에 나설 생각이지만 이마트가 협상에응하지 않으면 수수료 인상을 단행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박 사장은 공정위 조사에 대해서는 "카드사들이 시장상황에 맞춰 자체 원가분석을 통해 수수료율을 각자 조정하고 있다"며 "문제될 만한 행동을 한 적이 없으므로 당당하게 조사에 임하겠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현영복기자 youngbo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