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대만 민간항공협정이 체결됨에 따라 10월중 양국간 정기 항공노선이 운영될 예정이다. 특히 그동안 양국간 정기항공노선 부활을 요구해온 기업인들과 관광업계의 숙원이 해결돼 양국간 경제교류도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번 항공협정에 따른 인천-타이베이 노선 배분을 놓고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이 벌써부터 신경전을 벌이고 있어 노선배분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이 우려된다. ◆한.대만 항공협상체결 경과와 효과 = 지난 92년 8월22일 한국과 중국이 수교하자 대만은 그해 9월15일 항공협정 효력정지 및 단항을 결정함으로써 한.대만 항공기 운항이 중단됐다. 운항중지 3년만인 95년3월 양국은 기업인들과 관광업계, 화교 등의 요구에 따라타이베이에서 1차 항공협상을 열고 운항재개 문제를 논의한 것을 시작으로 국적기운항재개를 꾸준히 추진해 왔다. 그러다 지난 2002년 한국에서 월드컵이 열리면서 대만항공사의 한.대만 전세편운항이 허가된 것을 계기로 그해 12월부터 전세편 운항이 활성화됐으며 이번에 마침내 항공협정이 타결됐다. 항공협정 타결로 비행편수가 늘어나 항공업계는 한.대만 승객수가 조만간 단항이전 수준인 연 40만명 정도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동남아 노선의 경우대만 영공통과가 가능해져 비행시간 단축, 연료비 및 영공통과료 절감 효과를 부수적으로 거둘 수 있게 됐다. 또 화물기 운항도 가능해 짐에 따라 반도체, 휴대폰 및 LCD관련 부품 등의 항공화물이 운송이 늘어나면서 양국간 IT(정보기술) 분야 경제협력도 가속화될 것으로재계는 기대하고 있다. 건교부는 한.대만 비행승객이 단항이전 수준으로 늘어나면 항공사 운송수입이연간 250억원 정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노선배분 진통예상 = 한.대만 항공사들은 이번 항공협정에 따라 인천-타이베이에 주 18회 여객기를 운행할 수 있게 됐다. 현재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경우 각각 주 7회 전세기를 운항하고 있기 때문에이번 항공협정체결로 한국 항공업계는 주 4편을 추가할 수 있는 제도적 근거가 마련됐다. 그러나 양항공사들이 노선배분을 놓고 서로 다른 주장을 펼치고 있어 노선배분이 이뤄지기 까지는 상당한 우여곡절이 예상되고 있다. 대한항공은 이번 항공협정 체결로 한.대만 정기 항공노선 운항이 재개되면 `원상회복의 원칙'을 적용, 단항전의 운항비율을 기준으로 노선을 배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시말해 중단됐던 노선이 복항되는 것이니 만큼 기득권을 보호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대해 아시아나측은 국가간 단교로 종전 협정이 이미 백지화된 데다 노선 면허 역시 시효만료로 무효화됐기 때문에 종전의 노선배분 비율은 아무 의미가 없다며신규취항에 따른 노선배분 원칙을 적용해야 한다고 반박하고 있다. 동남아에서 한류 열풍에다 최근 IT분야의 교류 활성화로 한.대만 노선의 수익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이번 노선배분은 하반기 항공업계 최대의 쟁점으로떠오를 가능성이 높다. 건교부는 앞으로 일주일간 양 항공사로부터 운항신청을 받은 뒤 노선을 배분한다는 방침이며 실제 정기편 운항이 이뤄지기까지는 약 1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관광수요 증가 기대 = 관광업계는 항공협정 체결로 안정적인 정기편 좌석이공급됨에 따라 전세편 운항 때보다 한국과 대만 양쪽의 관광수요가 점진적으로 늘어나는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물론 그동안에도 많은 전세편이 운항했기 때문에 정기편이 마련된다고 해서 갑작스럽게 수요가 급증하기는 어렵지만 직항으로 인한 비행시간 단축 및 이로 인해예상되는 항공요금 인하 등은 관광객 증가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특히 동남아에서의 한류 열풍으로 우리나라를 찾는 대만 관광객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항공협정의 체결로 양국간 항공편 이용이 보다 편리해짐에 따라더욱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올들어 7월까지 우리나라를 찾은 대만인은 17만4천873명으로 작년 동기보다 114.9% 증가했고 대만을 방문한 우리 국민도 7만8천344명으로 105.9% 증가하는 등 양국의 왕래객이 급증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안정적인 항공기 좌석이 공급됨에 따라 관광 수요도 점진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며 "관광상품도 보다 다양해지고 상품의 질도 좋아지는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신삼호 김현준기자 s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