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계 사설펀드로 제일은행 대주주인 뉴브리지 캐피털이 제일은행 지분 49%의 매각을 빨라도 내년까지 미룰 것 같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30일로버트 코헨 제일은행장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코헨 행장은 뉴브리지는 매력적인 제안이 있을 경우 제일은행을 언제든지 매각할 의사가 있다면서도 "하지만 매각이 올해 이뤄질 것으론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파이낸셜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제일은행 매각에 대해 금년말 이후까지기다릴 것이란 뉴브리지의 분명한 판단이 있다.
그때가면 제일은행 수익이 더 늘어나고 그만큼 가치가 높아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코헨 행장은 뉴브리지는 한국내 8위인 제일은행의 매각을 결코 서두르지않을 것이며 "향후 5년내에 어떤 일(매각)이 발생할 수 있지만 1년이 걸릴 지 3년이걸릴 지는 나도 모른다"고 내년이후 매각에도 신중을 기할 방침임을 시사했다.

미국 사설펀드 텍사스 퍼시픽의 아시아 투자회사인 뉴브리지는 지난 99년 5억달러에 제일은행을 매입, 한국계 은행을 처음 매입한 외국투자회사가 됐다.
제일은행의 나머지 지분 51%는 예금보험공사가 갖고 있지만 경영권은 뉴브리지가 행사하고있다.

코헨 행장은 제일은행 매각방식에 대해 단일 투자자에게 매각하거나 주식시장을통해 지분을 매각하는 방식이 있을 수 있다고 지적하고 한국내 은행들은 제일은행을인수할 자본이 부족하기 때문에 외국투자자들에게 매각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덧붙였다.

현재 영국계 투자은행인 HSBC, 스탠더드 차터드와 싱가포르 국영투자기관인 테마섹이 한국내 은행인수에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

또 한미은행을 인수한 씨티그룹도 제일은행과 한미은행의 합병에 관심을 갖고있을 지 모른다.
하지만 코헨 행장은 "씨티가 한국에서 그같은 큰 모험을 한다면 놀랄만한 일"이라며 가능성을 낮게봤다.

최근 뉴브리즈는 제일은행 인수희망처중 한 곳으로부터 비공식 매입제의를 받았으나 구체적인 매각협상으로 진전되진 않았다고 정통한 소식통들이 전한다.

투자은행들은 뉴브리지가 제일은행 매각을 오래 지체할 경우 앞으로 몇년내 매각대상으로 나올 수있는 외환은행과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하는 상황을 맞게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외환은행은 또 다른 미국계 펀드 론스타에 인수됐다.

(서울=연합뉴스) sang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