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표적 보수성향 연구소인 헤리티지 재단의 에드윈 풀너 이사장은 27일 "북한이 미국과 직접 접촉하고 싶어한다는 분석은 사실상 맞다"면서 "그러나 현재 북미간 (양자) 회담이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풀너 이사장은 이날 '국회 의원외교 연구모임' 초청으로 국회에서 열린 간담회를 마친 뒤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이같이 말하고, "북한 정권은 부시 대통령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현재 미국 정부와 만날 확률은 거의 없다"고 밝혔다.

그는 존 케리 민주당 대선 후보가 오는 11월 대통령에 당선된다면 북미관계의변화가 예상되느냐는 질문에 대해 "북한은 미 대선이 끝난 뒤 상황이 변하기만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또 한국 정부가 역점사업으로 추진 중인 '동북아 금융허브 건설'에 대해서는 "말로만(lip service) 그치고 실천이 따르지 않고 있다"면서 "진정으로 금융허브를 만들고 싶다면 금융시장을 개방해야 한다"고 말했다.

풀너 이사장은 예를 들어 "한국에 대졸 실업자 문제가 심각한데, 이를 해결하기위해서는 외국 금융기업이 들어와야 이들에게 일자리가 제공될 수 있고 금융허브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풀너 이사장은 의원외교 모임 회장인 열린우리당 유재건(柳在乾) 의원 사회로 진행된 간담회에서 미 대선 결과와 관련, "하원은 공화당 후보가 재선할 것으로 보고 있으나 상원은 치열한 접전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주한미군 재배치와 관련해서는 "정치적인 차원이 아니다"며 "한국과 미국모두 '윈-윈' 효과를 얻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의원외교 모임 부회장인 열린우리당 공성진(孔星鎭) 의원과 고문인 정몽준(鄭夢準) 의원 등 19명의 국회의원이 참석했다.

풀너 이사장은 이어 오후 시내 영등포 열린우리당 당사를 방문, 이부영(李富榮)의장과 북한핵문제, 이라크 파병, 연구재단 설립 문제 등을 놓고 대화를 나눴다.

이 의장은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여러 반대를 무릅쓰고 파병을 추진함으로써 주한미군 감축 등으로 껄끄러워질 수 있는 한미관계가 다소 수월해진 것 같다.

미국정부와 미국 국민들이 이 점을 알아줬으면 한다"며 "북한 핵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가뜩이나 국내경제가 좋지 않은데 외국인 투자에도 영향이 있다"고 말했다.

풀너 이사장은 "미국 정부는 한국이 세번째로 큰 규모의 부대를 파병해 감사하게 여기고 있다"며 "미국 기업들이 한국에 대한 투자확대를 고민중인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맹찬형 이승우기자 mangels@yna.co.kr lesli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