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의 공식회의에서 느닷없이 `대통령 탄핵' 발언이 나와 당 지도부와 소속의원들이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한구(李漢久) 정책위의장은 27일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작심한 듯 "헌법재판소가 후회하고 있다는 얘기가 있다"면서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좌익 독립운동 조명발언, 한국방송(KBS)의 `적기가' 방송 등 일련의 사례를 들어 "탄핵사유가 누적되고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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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이 정책위의장의 발언 내용에 대해 당 지도부는 물론 상당수의 소속의원들이 난감해 하고 있다.

탄핵역풍에 휘말려 고전했던 4.15 총선의 `악몽'이 채 다섯달도 지나지 않은 시점인데다 여야의 팽팽한 과거사 줄다리기 정국에서 여권에게 공세의 빌미를 제공할 소지가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주요당직자회의에 참석했던 한 고위당직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이 정책위의장의 발언을 떠올리고 싶지 않다"면서 "적절하지 않은 말"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이규택(李揆澤) 최고위원도 "국가 정체성과 관련된 문제이긴 하지만 그게 무슨탄핵사유가 되느냐"면서 "말이 지나쳤다"고 지적했다.

심재철(沈在哲) 기획위원장은 "저쪽(여권)에서 `옳거니 잘 걸렸다'하고 시비를 걸어올 가능성이 있다"고 여권의 역공을 우려한 뒤 "참여정부의 정책이 오락가락하는 것을 빗댄 정치공세적인 표현에 불과하다"고 논란이 확산되는 것을 차단하려 했다.

(서울=연합뉴스) 강영두기자 k027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