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씨카드가 25일 이마트에 9월부터 수수료율 인상에 들어간다는 최후통첩을 했다.

실력행사에 들어갈 것임을 분명히 한 것.

이마트도 물러서지 않겠다고 재확인했다.

지난달 말 할인점에 국한됐던 수수료율 인상에 대한 반발은 이달 들어 홈쇼핑.서비스.이동통신업계로 확산되면서 카드사와 가맹점 간 갈등이 고조되는 양상이다.

이런 가운데 정부도 갈등 당사자간에 극적인 타결이 안 될 경우 내주에 개입하겠다는 입장이어서 9월 수수료 인상이 현실화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비씨카드,이마트에 최후통첩

비씨카드는 다음달 1일부터 신세계 이마트 전 점포의 가맹점 수수료율을 현행 1.5%에서 2.0∼2.35%로 인상하겠다는 내용의 '최후통첩성' 공문을 이날 이마트에 보냈다.

또 경기변화를 감안해 앞으로 6개월 또는 1년 단위로 원가분석을 실시해 수수료율 책정에 반영키로 했다.

이에 대해 이마트는 비씨가 수수료 인상을 단행할 경우 곧바로 가맹점 계약을 해지한다는 기존 방침을 고수했다.

비씨카드 관계자는 "수수료 인상에 앞서 이마트를 상대로 끝까지 협상을 벌일 계획"이라며 "하지만 협상이 무산될 경우 예정대로 수수료 인상을 단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마트측은 "카드사측이 제시하고 있는 수수료 원가는 카드사 입맛에 맞게 산출한 것"이라며 "일방적으로 수수료를 올리면 가맹점 계약을 곧바로 해지하겠다"고 밝혔다.

◆통신업계로 확산

휴대폰 요금을 신용카드로 결제할때 적용되는 수수료율을 인상해달라는 카드사의 요구에 대해 통신업계는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내달부터 휴대폰 기본요금이 1천원 인하됨에 따라 수익성 악화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카드 수수료 부담까지 떠안을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카드사들이 통신업체들에 수수료율 인상을 요구한 것은 지난 5월부터다.

SK텔레콤은 지난 5월께부터 LG로부터 수수료율을 1.5%에서 2.5%로 올려줄 것을 요구받았고,최근 KB와 삼성카드로부터도 같은 인상폭을 통보받았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기존 고객의 카드결제를 막을 수는 없지만 가능한 한 은행계좌 자동이체로 바꾸도록 유도할 방침"이라며 "신용카드 자동납부에 주어졌던 1% 요금할인혜택을 폐지하고 은행 계좌이체에만 1% 혜택을 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LG텔레콤도 지난 6월 1.5%에서 2.45%로 올려달라는 통보를 KB와 삼성카드로부터 받았다.

LG텔레콤은 "카드 결제 고객은 신용리스크도 낮은 우량 고객"이라며 "수수료율 인상은 용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통사의 경우 휴대폰 요금을 신용카드로 결제하는 고객이 전체 고객의 12∼20% 수준에 불과해 강경 대응해도 무방하다는 태도다.

신용카드사의 압력에 못이겨 이미 일부 인상을 단행한 하나로텔레콤 등 후발 유선통신업체들은 ?신용카드업계가 수수료인상을 철회토록 해달라?는 건의서를 최근 금융감독원에 제출했다.

◆노래방 5%로 인상

24일 가맹점단체협의회에 신규로 가입한 6개 서비스업종 단체들은 카드사들로부터 수수료율을 최고 2.3%포인트 인상해 달라는 통보를 받고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회원이 3만6천명인 노래문화업중앙회(노래방)측은 "일부 회원사가 비씨카드로부터 현재보다 2.3%포인트 높은 5%의 수수료율을 통보받았다"며 공동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회원 3천여명으로 구성된 한국산업용재공구상협회도 일부 회원사가 비씨카드로부터 현행 3.6%인 수수료율을 5%로 인상할 것임을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1만1천여 회원사로 구성된 한국주유소협회 관계자도 "수수료 인상 통보를 공식적으로 받지는 않았으나,언제 당사자가 될지 몰라 걱정"이라고 말했다.

고성연·송종현·송주희 기자 amaz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