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의 풍경'의 이영재 감독, '꽃섬'과 '거미숲'의 송일곤 감독, '킬러들의 수다'와 '아는 여자'의 장진 감독 등 재기발랄한영화감독 3명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제작되는 환경 주제의 옴니버스 영화 '1.3.6'의연출을 맡는다.

인권과 이라크 파병 반대 등 사회적 이슈에 대한 목소리를 높여왔던 영화인들이환경문제로까지 활동반경을 넓히고 있는 것이다.

제작비는 환경재단이 일반후원금과 기업협찬금 등을 모금해 충당할 예정. 영화는 오는 10월 22일부터 26일까지 광화문 씨네큐브와 정동 스타식스, 서울역사박물관, 이화여대 대강당 등에서 환경재단 주최로 열리는 제1회 서울환경영화제개막작으로 상영된다.
또 12월 중에 일반 극장에서 개봉하는 계획도 추진하고 있다.

이와 관련, 세 명의 감독은 24일 서울 안국동 느티나무 카페에서 제작발표회를열었다.
이 자리에는 환경재단 최열 상임이사와 이은진 이사, 김철환 프로듀서 등이참석했다.

최열 이사는 "하나의 환경프로젝트를 3명의 감독이 '6'이라는 숫자로 대변되는디지털 영상으로 옮긴다는 뜻과, 지난 2001년 세계환경포럼에서 한국이 환경지속성지수에서 거의 꼴찌에 가까운 전세계 136위에 머무를 정도로 환경문제가 심각하다는것을 고발하는 의미에서 영화 제목을 '1.3.6'으로 짓게 됐다"고 설명했다.

최열 이사는 "국민이 만나고 싶어하는 인사들이 카메오로 출연할 예정이며, 수익금의 일부는 제3세계 환경운동단체를 지원하는 데 사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세 명의 감독은 이 영화 연출 제안이 들어왔을 때 큰 고민하지 않고 흔쾌히 수락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환경을 보호하자'는 등 국민을 계도하는 식의 계몽적 메시지를 최대한배제하고 관객이 영화를 보고 환경문제에 대해 한번쯤 되돌아보면서 감동을 받을 수있도록 생동감 넘치는 대중적 작품을 만들겠다"고 연출의 변을 털어놓았다.

이들은 현재 시나리오 작업을 하면서 출연할 배우를 물색중이며, 9월말까지 촬영을 끝낼 계획이다.

이영재 감독이 메가폰을 잡을 작품은 '뫼비우스의 띠-마음의 속도'. 자전거로출퇴근하던 20대 대학 시간강사와 차 운전에 신물이 난 30대 싱글 커리어우먼이 서로의 교통수단을 맞바꾸면서 벌어지는 속도 변화에 대한 이야기이다.

송일곤 감독이 연출할 '깃'은 제주도 우도를 배경으로 우도에 살고 있는 한 여자와 십년 전 헤어진 첫사랑을 찾아 이곳에 오게 되는 한 남자가 만들어내는 에피소드를 그린다.

장진 감독의 '소나기는 그쳤나요'는 황순원의 소설 '소나기' 그 이후를 다룬다.

소녀와의 가슴 아픈 사랑을 극복하고 새롭게 삶을 인식하면서 성장하는 소년의 이야기를 그릴 예정.

(서울=연합뉴스) 서한기 기자 sh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