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드라마에서만 훌쩍훌쩍 잘 우는 줄 알았더니그게 아니란다.

"어릴 적 모시고 살았던 할머니에 대한 추억 때문인지 길거리를 지나가다 연로하신 할머니들만 보면 금세 눈물을 글썽이게 돼요."

천성적으로 타고난 감수성일까.

'눈물의 여왕' 수애(본명 박수애.24)가 스크린 나들이를 했다.
오는 9월 3일 개봉하는 '가족'. MBC '러브레터'와 '회전목마', KBS '4월의 키스' 등 데뷔 이후 주로 브라운관에서만 활동하다 처음 출연하는 영화다.

영화는 이런저런 오해로 갈등과 불화를 겪던 아버지와 딸이 화해의 손을 잡고따뜻한 가족애로 뭉치게 된다는 이야기. 수애는 이 영화에서 소매치기 전과 4범의 반항적인 큰딸 정은으로 나와 백혈병에 걸린 전직 경찰 아버지 주석으로 등장하는 중견배우 주현과 부녀지간으로 호흡을맞췄다.

자신이 연기하는 영화 속 주인공 정은처럼 수애 자신도 누구나 한번쯤 겪는 사춘기 시절의 통과의례를 거쳤다고 한다.

"어쩌다가 밥 한끼 제때 챙겨주지 않으면 괜히 섭섭해서 '내가 혹시 주워온 자식은 아닐까' 의심하며 부모님께 대들기도 했었어요.
"
연기자의 길을 가겠다고 했을 때 집안의 반대도 심했다고 한다.
"부모님께서 보시기에는 제가 남들 앞에 나서기 싫어하는 성격인데 대중 앞에 서야 하는 연기자가되면 창피나 당하지 않을까 걱정하셔서 극구 말리셨지요.
" 하지만 수애는 이런 염려를 잠재웠고, 지금은 부모님이 가장 든든한 후원자가됐다고 한다.

수애는 드라마 한 편이 끝나면 바로 다음 드라마에 캐스팅되는 등 신인배우 중에서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연기자로 꼽힌다.
그는 오는 11월 방영 예정인 KBS 드라마 '해신'에서 해상왕 장보고(최수종)와 운명적 사랑에 빠지는 신라 6두품귀족의 딸 정화로 출연한다.

너무 바쁘게 움직이는 것 같다며 재충전의 시간을 가져야 하지 않겠느냐고 물으니 "지금은 열심히 연기활동을 할 때인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제가 좀 체력이 튼튼한 편이거든요.
촬영장에서 남들은 피로에 지쳐 픽픽 쓰러질 때 저는 뛰어다니지요.

"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영화 '가족'에서 반항아로 나와 약간 도발적인 모습을 보이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기존의 고전적인 청순가련형 이미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것 같다는 평에는"신인으로서 한발 한발 내딛는 자세로 연기에 임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경험을 쌓은뒤 연기 실력이 뒷받침되면 파격적인 변신을 시도하고 싶습니다.
코미디 연기에도도전해볼 생각이에요"라고 말했다.

연기수업에 필요한 영화는 꼭 챙겨 보려고 노력하고 있고, 로맨틱 코미디 장르영화를 좋아하며, 특히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가 매력적인 홍콩 배우 장만위(張曼玉)를 자신이 본받아야 할 외국배우로 꼽았다.

"다음 작품을 할 때마다 기대되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야무진 포부를 밝힌 수애는 영화 '가족'을 보고 조금만 감동을 받은 뒤 "잘 봤어요"라는 말 한마디를 들으면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수애는 기회 닿는 대로 양로원 등 복지시설을 방문해 봉사활동도 펼칠 계획이다.

(서울=연합뉴스) 서한기 기자 sh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