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성 < 한양증권 수석연구원 >

종합주가지수는 올 초에 비해 4% 넘게 하락했지만 제약업종 지수는 2.5%가량 올랐다.

그 이유로는 먼저 실적호전을 들 수 있겠다. 12월 결산 상장제약사의 올 상반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대비 13.9%,영업이익은 21.9% 각각 증가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의 실적부진에서 벗어나는 모습이다.

의료수요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인 건강보험 급여청구액 증가율은 작년 4분기 3.0%에서 올 1분기에 7.4%로 늘어난데 이어 2분기에는 11.6%까지 치솟으며 제약업체 실적을 견인했다.

정부의 제약업종에 대한 규제 리스크가 지난해를 기점으로 점차 줄어들고,건강보험 재정수지가 지속적으로 개선되면서 정부의 약제비 억제정책이 서서히 완화되고 있다는 점도 호재다.수급측면에선 외국인들의 꾸준한 제약주 매수세가 상대적인 강세를 뒷받침했다.

우리나라는 인구고령화로 의약품 시장이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전망됨에도 아직 국내총생산(GDP) 대비 의료비 지출 비중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낮은 5.9%에 불과하다.

외국인들은 바로 여기서 제약업종의 성장 가능성을 읽었다는 분석이다.

국내 제약업체의 연구개발 능력이 한단계 업그레이드돼 신약 판매지역이 국내에서 세계시장으로 확대될 것이라는 예상도 외국인들의 구미를 당기고 있는 것으로 지적된다.

외국인들이 '사자'에 나서는 업체로는 광동제약 한미약품 유한양행 대웅제약 등을 꼽을 수 있다. 원료 합성기술과 제제기술이 뛰어난 한미약품은 이달부터 전문의약품의 블록버스터인 암로디핀 등을 출시,업계 최고의 외형증가율이 예상된다.

유한양행은 조만간 에이즈 신약원료 물량 공급 확대가 기대되고 있다. 대웅제약은 뛰어난 신약도입 능력과 높은 배당수익률이 투자 메리트로 부각되고 있다.

이 밖에 '비타500 신화'를 만든 광동제약,작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은 팩티브와 차기신약 서방형인간성장호르몬 등의 성과가 가시화되는 LG생명과학,자회사 구조조정이 올해 내 완료되는 동아제약,세계 최초로 이미페넴 항생제인 제니릭(개량신약)을 개발한 중외제약 등도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