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이 직장폐쇄라는 강경카드를 빼든 것은 노조가 임·단협 구두타결 이후에도 파업 중 '무노동 무임금' 원칙 철회와 위법행위에 대한 징계철회 등 무리한 요구를 했기 때문이다.

코오롱 노사는 지난 13∼16일 실무교섭과 대표회담을 통해 임·단협 안에 대해 구두합의를 이끌어냈다.

이 합의에 따라 50여일을 넘긴 파업사태가 해결의 실마리를 찾는 듯 했다.

노사 간 쟁점이었던 임금인상과 구미공장의 폴리에스터 생산라인 철수에 따른 근무조 변경에 대해 어느 정도 의견을 접근한 것.

하지만 16일 노조가 임·단협 대상이 아닌 파업 기간에 대한 임금지급을 추가로 요구하면서 노사협상은 다시 위기를 맞았다.

사측은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재차 확인하면서 수용불가 입장을 밝혔다.

코오롱의 회사측 관계자는 "노조가 이번 파업의 핵심 쟁점에 대해 구두상 합의해놓고 다시 무리한 요구사항을 들고 나와 어쩔 수 없이 마지막 카드(직장폐쇄)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사측이 직장폐쇄를 통해 강경 대응에 나선 것은 잘못된 노사관계와 파업관행이 재발하지 않도록 확실한 선례를 남기겠다는 의지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사측은 2000년과 2003년 파업 때도 노조의 요구대로 10% 이상씩의 임금인상안을 수용해줬던 것이 현재 경영난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이번만큼은 법대로 대응키로 했다.

지난 6월23일 노조의 총파업 돌입으로 시작된 장기파업 사태가 결국 직장폐쇄로 연결됨에 따라 향후 회사의 경쟁력에 치명적인 손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현재까지의 매출 손실이 6백억원에 이르러 더이상 피해를 방치할 수 없는 상황인 데다 공장설비의 장기간 가동 중단에 따른 재가동의 어려움을 감안하면 너무 큰 상처를 입었다는 게 사측의 설명이다.

<>직장폐쇄=노조의 파업에 맞서 사용자가 행사할 수 있는 노동법상 대항권의 하나다.

쉽게 말해 회사에서 나가라고 하는 것이다.

파업 참가자들은 생산 등을 방해하지 않는 선에서 파업중에도 회사에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다.

회사 내에서 쟁의행위도 할 수 있다.

이같은 파업행위가 기업운영에 큰 장애를 부른다고 판단할 경우 회사로선 공장문을 닫고 노조원들의 출입을 금지할 수 있다.

이게 직장폐쇄다.

단,회사는 직장폐쇄에 앞서 미리 행정관청 및 노동위원회에 신고해야 한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