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제철 역사 이래 지금까지 경쟁력이 가장 높다고 평가돼 온 용광로 공법을 대체할 파이넥스(FINEX) 공법을 자체 개발해 상용화에 나선 것은 대단히 의미깊은 일이다.

투자 및 생산 비용을 크게 줄여주는 이 기술의 개발은 우리나라가 철강업계의 리더십을 움켜쥘 수 있는 계기가 되는 한편 세계 철강기술사에도 일대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파이넥스 공법은 기존의 용광로 공법과 달리 자연상태의 가루형태 철광석과 일반 유연탄을 사전 가공을 거치지 않고 직접 원료로 사용하는 신제철 공법으로 세계 철강업계가 경쟁적으로 개발에 나섰던 용융환원제철법의 일종이라고 한다.

원료 사전 가공을 위한 설비투자가 불필요해 동일규모의 용광로 대비 투자비가 92%에 그치고 저렴한 원료를 사용할 수 있어 제조원가도 83% 수준에 불과하다.

게다가 대표적 환경오염물질인 황산화물(SOx)과 질소산화물(NOx)도 각각 용광로 공법의 8%와 4% 정도를 배출할 뿐이라니 환경친화적 공법이기도 한 셈이다.

포스코는 어제 착공식을 가진 연산 1백50만t 규모의 파이넥스 설비를 오는 2006년 완공하는데 이어 노후 고로들을 차례로 파이넥스 설비로 대체할 계획이라고 한다.

용광로 공법이 세계 조강생산량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포스코의 경쟁력이 획기적으로 높아지게 될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선진 철강업체로부터의 기술 도입에 마침표를 찍고 홀로서기에 성공함과 동시에 기술 수출 가능성까지 열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그 의의가 더욱 크다.

포스코는 1조3천억원을 투입하는 이번 설비투자를 시작으로 오는 2008년까지 총 4조4천억원을 투입해 조강생산능력을 현재의 연산 2천9백만t에서 3천2백만t으로 높일 계획이다.

특히 향후 10년내에 파이넥스공법을 적용한 1천만t 규모의 해외생산기지도 중국이나 인도 등 아시아 지역에 확보할 예정이라고 한다.

그리되면 합종연횡식 합병을 통해 대형화를 이루면서 새판짜기를 시도하고 있는 세계 주요 철강업체들에 대한 견제 능력도 배가될 것으로 기대된다.

일본에서 차관과 기술을 얻어 일관제철 설비를 가동한 지 불과 30년만에 한국을 세계5위의 철강대국으로 끌어올리면서 산업입국의 대명사로 자리잡은 포스코는 이제 기술면에서도 세계적 리더십을 확보하게 됐다.

포스코의 성공신화가 다른 업종 다른 기업으로 계속 확산돼 나가면서 침체된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