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둘기는 저녁 때가 되어 돌아왔다.비둘기가 금방 딴 올리브 잎(감람나무 잎이라는 번역은 잘못된 것이라고 한다)을 부리에 물고 있었으므로 노아는 땅 위에서 물이 빠진 것을 알았다."

올리브가 평화와 안전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것은 바로 구약성서 창세기 8장 11절의 이 구절에서 비롯됐다고 한다.

실제 올리브는 전운이 가시지 않는 중동지역은 물론 세계 각국에서 평화와 화합의 사신으로 쓰인다.

지난 8일 이라크 임시정부의 알라위 총리가 나자프에서 강경투쟁을 벌이고 있는 시아파 지도자 알사드르에게 나자프에서 물러나 제헌의회 총선에 참여할 것을 촉구하는 의미로 보낸 것도 올리브 나무가지였다.

물푸레나무과에 속하는 상록교목으로 늦봄에 황백색 꽃이 피고 타원형 열매가 달리는 올리브는 또 그리스의 상징이다.

제우스가 세상을 다스리던 시절 포세이돈을 물리치고 아테네의 수호신으로 뽑힌 아테나가 사람들에게 가져다준 것이 올리브였다는 것이다.

때문에 아테네엔 파르테논신전 일대를 비롯한 곳곳에 2천년 이상 된 올리브나무가 위용을 자랑한다.

아테네대 농대 근처엔 세칭 '플라톤의 올리브 나무'가 있고,크레타섬 남동쪽 카부르시오와 북동쪽 콜리바리에선 각기 자기네 동네 나무가 3천년 이상 됐다고 주장한다.

2백2개국 1만6천여명이 참가한 아테네올림픽 개막식 또한 올리브나무로 대표됐다.

고대올림픽의 발상지였고 1896년 근대올림픽의 출발지에서 1백8년만에 다시 열리는 올림픽인 만큼 평화와 화해를 중시하고 승패나 기록보다 정정당당하게 겨루는 올림픽 본연의 정신과 문화를 되살리자는 의미를 담아 올리브나무를 공중 높이 올렸다.

뿐만 아니라 남녀 마라톤 우승자에게 3천년 이상 된 올리브나무 잎으로 만든 월계관을 씌우고,다른 종목 우승자들 것도 87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들이 아테네 시내 고우디공원에 심은 올리브나무 잎으로 장식한다고 한다.

올리브 잎이 약물과 정치,상업주의 등으로 얼룩진 올림픽을 순수한 체전으로 되돌려놓는 것은 물론 갈등과 투쟁으로 가득한 세계에 평화를 가져다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박성희 논설위원 psh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