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부가 정부의 경기부양 및 물가안정 정책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통신요금을 전격 인하키로 했다.

재정경제부의 요구에 따라 이동전화 요금 인하는 예고됐던 일이다.

하지만 인하시기가 9월 초로 한두달쯤 당겨졌고 인하폭(SK텔레콤 기본요금 기준)도 예상보다 높은 7.8%로 결정됐다.

유선전화에서 휴대폰으로 전화를 걸 때 부과되는 LM(Land to Mobile)요금도 10초당 14.83원에서 14.50으로 0.33원 내리기로 했다.

이에 대해 통신업계는 타격이 크다며 반발하고 있다.

◆요금 인하 배경과 효과=정통부의 통신요금 인하안은 타협의 산물이다.

요금을 대폭 내려 물가안정에 기여해야 한다는 재경부 등의 요구와 이동통신 후발사업자들의 타격을 최소화해 유효경쟁체제를 유지하려는 정통부의 의도가 절반씩 반영됐다.

재경부는 당초 두자릿수의 요금 인하를 요구했다.

SK텔레콤이 연간 2조원에 가까운 이익을 내는 만큼 인하 여지가 충분하다는 게 이유였다.

그러나 정통부는 이를 거부했다.

요금을 대폭 내리면 KTF LG텔레콤 등 후발 사업자들의 수익성이 급속히 악화되고 투자여력을 상실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정통부의 김동수 정보통신진흥국장은 "이동통신 사업자들의 피해와 소비자의 권익 등을 고려해 기본요금 인하폭을 1천원으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결정으로 소비자들은 통신비를 절감할 수 있게 됐다.

정통부의 요금인하안이 일차적으론 요금에 대해 정부 승인을 받아야 하는 SK텔레콤을 겨냥한 것이지만 SK텔레콤이 내리면 KTF LG텔레콤 등도 내릴 수밖에 없다.

요금인하안이 시행되면 통신비는 얼마나 절감될까.

정통부는 이동통신에서 연간 4천2백51억원,LM통화에서 8백56억원이 절감돼 세금을 5천1백7억원 감면해주는 것과 같은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개인으로 따지면 휴대폰 요금은 연간 1만2천원,LM통화료는 연간 3천9백원이 절감된다.

◆통신업계 반응=정부의 요금인하안이 알려지자 통신업계는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SK텔레콤은 정부 결정을 따를 수밖에 없어 월매출이 2백억원 줄어 올해는 8백억원,내년엔 2천4백억원의 매출 감소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KTF LG텔레콤 등 후발사업자들은 요금경쟁력과 투자여력이 약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SK텔레콤이 요금을 내리면 어떤 식으로든 맞대응해야 한다.

똑같은 정도로 요금을 인하하면 매출이 급감하고 수익성이 악화된다.

대규모 투자가 뒷전으로 밀릴 수도 있다.

그렇다고 SK텔레콤보다 덜 내리면 요금경쟁력이 약해진다.

KTF와 LG텔레콤은 아직 뚜렷한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KTF 관계자는 "어떤 식이든 요금을 내리겠지만 똑같이 내릴지,경쟁력 있는 새 요금상품을 내놓을지 저울질하고 있다"고 말했다.

LG텔레콤 관계자는 "기본요금을 내리는 쪽보다 다량통화자 등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갈 수 있는 다양한 요금상품을 내놓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밝혔다.

KT는 LM통화료 인하로 올해 8백50억원,내년에 2천억원 정도의 매출 감소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고성연 기자 amaz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