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 pirate 1.I'm handsome and strong."(난 해적 1이다.나는 잘생기고 힘이 세다) "I'm pirate 2.I like fighting."(난 해적 2다.나는 싸움을 좋아한다)

11일 대전에 있는 삼양사 직업 훈련원.평소 같으면 직원들의 직무교육이 진행될 강의실에 난데 없이 해적 복장을 한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넘쳐 흐른다.

외국인 선생님한테 배운 영어로 내일 공연할 영어 연극을 준비하는 중이다.

문장은 단순하지만 학생들의 발음은 원어민 수준이다.

이곳은 사설 영어학원이 아닌 삼양그룹이 직원 자녀들에게 무료로 제공하는 영어 캠프.

값비싼 영어 교육 때문에 방학때만 되면 회사원들의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지만 삼양그룹 직원들은 올해만큼은 이 고민을 덜었다.

회사에서 자녀를 대상으로 공짜로 영어 캠프를 열어줬기 때문이다.

대상은 초등학교 4학년∼중학교 2학년 학생 40명.

9일부터 14일까지 기간은 길지 않지만 교육 내용이 알차다.

학생들은 외국인 강사와 숙식을 함께 하며 요가,그림그리기,게임,영어 연극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자연스럽게 영어를 익힌다.

모든 의사 소통은 영어로 이뤄지기 때문에 사고 자체를 영어로 하게 된다.

처음에는 쑥스러워하던 학생들도 이내 자연스럽게 영어를 구사하게 된다.

변주만 삼양사 환경사업팀장의 아들인 변성욱군(12)은 "학교에서 가르쳐주는 알파벳이나 문법 대신 원어민들과 직접 대화를 통해 영어를 배우니까 생각을 하지 않아도 영어가 튀어나온다"며 유창한 영어솜씨를 뽐냈다.

조남규 삼양사 식품본부 특판팀 부장의 딸인 조송암양(15)은 "사설 학원이 아닌 아빠 회사에서 영어도 배우고 친구도 사귈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삼양그룹은 직원들에게는 애사심과 근무의욕을 불어넣고 아내와 자녀들에게는 회사에 대한 이해와 자부심을 높이기 위해 영어캠프를 마련했다.

화목한 가정을 이루는 데 회사가 도움을 주자는 취지다.

13일에는 자녀를 영어캠프에 보낸 부인 40명도 연수원에 초청됐다.

이들은 남편이 다니는 회사에 대한 이해와 자녀교육,재테크 교육 등의 특강을 들은 후,14일 자녀들의 공연을 직접 관람하게 된다.

삼양사는 직원과 가족이라는 '내부고객'을 만족시켜 노사간 화합을 도모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 이 프로그램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대전=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