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컴퓨터 판매시장 선두를 놓고 치열하게 경쟁 중인 미국의 휴렛팩커드(HP)와 델컴퓨터의 최근 실적이 극명한 대조를 보이면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HP는 부진한 실적으로 경영진 퇴진압력까지 받는 반면 델은 투자등급 격상과 함께 업계 1위 굳히기에 나섰다.


HP는 12일(현지시간) 지난 3분기 순익이 7억2천8백만달러(주당 24센트)에 그쳤다고 발표했다.


이는 증시 분석가들의 예상(주당 31센트)에 훨씬 미달하는 수준이다.


여기에다 4분기에도 주당 예상순익이 기대에 10센트 이상 못 미치는 35~39센트에 머물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날 하루 동안 주가가 15% 이상 폭락했다.


3년 전 컴팩과의 합병 직후에 비해 무려 26%나 주가가 떨어진 것이다.


칼리 피오리나 HP 회장은 실적부진 책임을 물어 해당분야 임원 3명을 즉시 경질하는 등 진화작업에 나섰지만 일각에서는 피오리나 회장 책임론을 제기,취임 후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반면 이날 HP와 동시에 실적발표에 나선 델의 2분기 순익은 7억9천9백만달러(주당 31센트)로 지난해 같은 기간(주당 24센트)보다 대폭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문가들의 예상치에 부합하는 것으로,스미스바니증권은 이날 즉각 델의 투자의견을 '보유'에서 '매수'로 한 단계 상향조정했다.


스미스바니는 그 이유로 "PC시장의 공급과잉과 HP의 부진은 델과 같은 가격경쟁력을 갖춘 기업에 오히려 장점을 더욱 부각시킬 수 있는 기회"라고 지적했다.


김선태 기자 k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