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국시대 진(秦)의 법가 사상가였던 상앙이 지은 '상군서(商君書)'가 자유문고의 동양학총서 53번째 책으로 번역돼 나왔다.

상앙은 강력한 개혁입법과 법치로 허약했던 진나라를 강국으로 키운 인물.그 공로를 인정받아 상(商)의 제후로 책봉돼 상군(商君)으로 불렸다.

'상군서'는 그가 진의 효공(孝公)을 도와 시행했던 개혁입법의 내용을 담은 책.

법 개정의 필요성,농토 개간,농사와 전쟁,백성을 다스리는 법,토지이용 계획,전쟁과 방어,군신관계 등 모두 26편으로 구성돼 있다.

'90%의 형벌과 10%의 포상'으로 나라를 다스려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백성들을 5가구나 10가구씩 연대 조직으로 묶어 한 사람이 죄를 범하면 연대 책임을 지도록 하고 하는 일 없이 빈둥거리는 사람에겐 세금이나 부역을 배로 물렸다.

하지만 엄한 형벌과 혹독한 법 집행을 근간으로 한 지나친 법치주의는 그 자신에게 화를 입혔다.

효공에 이어 즉위한 혜왕이 상앙 체포령을 내리자 도망치던 상앙은 어느 고을의 민가에 유숙하기를 청했다.

그러자 집 주인은 "상자(商子·상앙)의 신법에는 신분이 불분명한 사람을 투숙시키면 처벌받게 돼 있어 유숙시킬 수 없다"고 거절했다.

결국 자신이 만든 법에 얽매인 상앙은 혜왕에게 끌려가 수레에 사지를 묶어 찢어 죽이는 형벌을 당해야 했다.

2백84쪽,1만원.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