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수도권 택지개발지구 내 토지 분양 및 경쟁입찰에서 미분양과 유찰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지난해까지 수십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던 근린생활시설용지와 상업용지 등에서도 미분양이 발생하는 등 부동산경기 냉각의 여파가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는 분위기다.
최근 실시된 경기도 의정부시 금오·장암지구 내 토지 경쟁입찰에서는 전체 19개 필지 중 12개 필지가 유찰됐다.
특히 지난 2002년 8월 1차 분양 당시 최고경쟁률 40 대 1를 기록했던 근린생활시설용지의 경우 8개 필지 중 4개 필지만 낙찰됐다.
상업용지도 8개 필지 중 6개 필지가 유찰됐으며 주차장 용지는 3개 필지 가운데 1개 필지만 주인을 찾았다.
의정부시 도시계획과 관계자는 "금오지구와 장암지구는 각각 6천가구와 7천8백가구의 아파트가 이미 입주를 마쳐 배후 수요층이 두터운데도 예상외로 대거 유찰됐다"며 "오는 18일 실시예정인 재입찰도 자신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국토지공사가 공급하는 택지지구에서도 올들어 미분양이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특히 수도권에서는 사업성이 떨어지는 단독주택지의 미분양이 심각하고 일부 지방 택지지구에서는 공동주택용지마저 미분양이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6월 각각 실시된 경기도 파주 교하지구와 용인 동백지구 내 단독주택지 분양에서 대량 미분양 사태가 발생,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교하지구에서는 단독주택용지 3백17개 필지 중 2백48개 필지가 미분양됐으며 동백지구에서도 블록형 단독주택지 전체 12개 필지 중 5개 필지가 아직까지 미분양으로 남아 있다.
토공은 현재 일반인을 대상으로 수의계약을 진행 중이나 경기침체 여파로 투자자가 나서지 않아 분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밖에 광주시 수완택지개발지구에서는 아파트 부지인 공동주택용지 20개 필지 중 11개 필지가 미분양상태로 남아있는 상황이다.
토지공사 택지개발처 관계자는 "지난해까지는 수도권 택지지구 내 단독주택용지의 경우 경쟁률을 따져볼 정도로 인기였으나 경기침체와 분양 택지의 미등기 전매 제한조치 강화로 투자수요가 크게 줄어들었다"며 "부동산경기 침체가 더 깊어지면 하반기에는 택지지구 내 토지의 미분양 증가 속도가 훨씬 빨라질 것 같다"고 말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