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 전체회의에서 여야 의원들은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과 심창구 식품의약품안전청장을 상대로 페닐프로판올아민(PPA) 함유 감기약 파동에서 드러난 의약품 안전체계의 난맥상을 질타했다.

의원들은 정부가 결과적으로 제약사의 입장을 고려,국민의 건강을 도외시한 측면이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열린우리당 문병호 의원은 "미국에서 PPA 성분에 대해 복용중단 권고조치를 내린 후 2년 뒤에야 식약청이 조사에 나선 것은 제약사의 재고판매를 위한 시간지연의 의도가 아니냐"고 추궁했다.

한나라당 정화원 의원은 "문제의 핵심은 국민의 편에 서야 할 식약청이 제약회사 편에서 늑장 대처한 것"이라며 "제약회사들로부터 집중적인 로비를 받고 부적절한 유착관계를 맺은 결과가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식약청의 국민건강에 대한 철학 부재를 꾸짖는 지적도 쏟아졌다.

열리우리당 유시민 의원은 "잠재적인 위험이 있다고 판단되면 일단 의약품 판매금지를 한 뒤 연구조사에 들어가는 게 순서였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안명옥 의원은 "복지부 차관이 위원장으로 있는 중앙약사심의위에서 지난달 28일 PPA 함유 의약품의 판매금지 결정이 나왔으나,공식 판매중단 조치는 3일 뒤 내려졌다"며 복지부의 고의은폐 의혹을 제기했다.

유해 의약품이 아직도 버젓이 판매되는데 대한 추궁도 이어졌다.

한나라당 정형근 의원은 "식약청 발표 이후 수도약품의 코엔연질캅셀 등이 PPA를 함유한 것으로 추가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민주노동당 현애자 의원은 "지금도 약국에서는 PPA성분 의약품이 팔리고 있다"며 즉각적인 회수 조치를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심 청장은 "현재 유통중인 제품은 9월말까지 전량 회수하도록 제약회사에 명령한 상태"라며 "회수하는데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열린우리당 이기우 의원은 "이번 PPA파문으로 복지부와 식약청간 업무협의 및 보고시스템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며 "내부 조직 혁신 및 의약품 안전관리 시스템에 관한 대대적 개편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장관은 "국민건강과 직결된 이번 문제에 대한 정부의 대처방식이 미흡했다는 점을 인정한다"고 국민들에게 거듭 사과한 뒤 "더이상 이런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의약품 안전관리의 근본적인 시스템을 고쳐나가겠다"고 답변했다.

양준영·최명진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