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업체와 신기술 등으로 한층 치열한 경쟁에 직면하고 있는 미국 통신업체 AT&T가 438억 달러에 달하는 자산 중 일부의 가치인하를 검토 중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 인터넷판이 5일 보도했다.

신문은 AT&T가 3일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며이는 한 때 미국 전화서비스 독점업체였던 AT&T의 영역이 급격히 축소되고 있음을보여주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앞서 AT&T는 지난달 기업고객에 집중하기 위해 가정 전화시장에서 철수할것이라고 발표했으며 업계 관측통들은 이에 대해 최대 장거리 전화업체인 AT&T가 인수합병 목표물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AT&T는 이미 무선과 케이블 자산을 매각 또는 분리했고 지난달 주요 신용평가기관들은 AT&T 신용등급을 '정크' 수준으로 낮췄으며 AT&T는 SEC 보고서에서 이로 인해 올해 이자비용이 1천만 달러, 내년에 7천만 달러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많은 기술.통신업체들이 이미 최근 수년동안 하락하는 자산가치와 수익 능력 감소 등을 반영, 자산가치를 대폭 인하했고 AT&T의 최대 경쟁업체인 MCI도 800억 달러에 달하는 자산가치를 인하했으며 AT&T도 이를 뒤따를 것으로 전망돼 왔다.

AT&T는 SEC 보고서에서 소비자영업 부문 가치를 8억8천500만 달러로 평가했으나이 회사 대변인은 자산가치 재평가는 소비자영업에 한정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회사가 최근 재평가 작업을 시작했으며 재평가 단행 여부나 규모는 아직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으나 회사측은 재산과 공장, 장비는 물론 영업권 등 무형자산의 가치에 대해서도 재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규모 자산가치 인하는 회사의 감가상각 지출을 줄여 회사의 비용은 절감하면서 수익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지만 자산규모 감소로 피인수 대상이 될 가능성이 커지고 업체 자산의 수익능력이 떨어진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yung2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