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박근혜(朴槿惠) 대표와 각을 세워 관심을 모으고 있는 한나라당 이재오(李在五) 의원이 5일 기자들과 만나 흉중의 얘기를 털어놓았다.

이 의원은 이날 여의도 한 음식점에서 기자들과 오찬간담회를 갖고 박 대표에대한 입장과 유신시절 고문, 투옥 경험, 영화제작 계획 등 과거, 현재와 미래에 대해 설명했다.

이 의원은 `유신독재' 사과를 요구한 데 대해 박 대표가 "(한나라당이) 3∼6공에서 이어지는 줄 모르고 당에 들어왔느냐"고 말한 것과 관련, "나는 YS(김영삼 전대통령) 시절 신한국당 때 들어왔다"며 "한나라당은 3.4.5.6공 유산을 거부하는 당"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당헌에 보면 '퇴영적 잔재, 과거의 부정을 청산한다'고 돼 있는 데이는 과거의 부정적 유산을 물려받지 않겠다는 것"이라며 "박 의원이 그렇게 말하는것은 그리로(과거정권으로) 가자는 것인 지, 아니면 3∼6공이 뿌리니까 그렇게 하자는 것인 지, 적절치 않은 말"이라고 꼬집었다.

이 의원은 "국민은 한나라당을 5.16 쿠데타, 광주학살을 안고 있는 당으로 생각한다"며 "한나라당이 과거 부정적 잔재를 털고 국민이 바라는 깨끗한 보수로 갈 때국민이 정권을 맡길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유신시절 3차례 투옥됐던 일을 회상하면서 "아버지(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부정적인 말만 나오면 인상을 쓰는 데 아버지 대신 죄송하다고 말이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스탈린 사후 그 딸이 '아버지가 독재할 때 나도 침묵했으니공범이다.
죽은 아버지에게 말할 수 없으니 모든 욕을 내게 해달라'고 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정수장학회는 법적으로는 합법일 지 몰라도 도덕적으로는 부당하다"며 "장학재단인데 1천만원씩 월급은 왜 받느냐. 내놓고 반납하고 떳떳하게 해야 대표로서 도덕성을 회복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의원은 한나라당이 헌법.정체성수호대책위를 구성한 데 대해 "과거로 가는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가능하다"며 "의문사위 결정 등 구체적인 국정운영 미숙에 대해 공격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한편 그는 문화 쪽으로 화제를 돌려 "영화 두편을 기획하고 있는 데 첫번째는유신 이야기로 영화관계자들이 내용을 듣고 좋다고 한다.

내년쯤 나갈 것"이라며 "두번째는 '겨울꽃'이란 영화로 통일 시대 이후를 소재로 한 대작이며 몇년 걸릴 것같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추승호 안용수기자 chu@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