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 존 케리 상원의원은 29일 전당대회에서 후보 수락 연설을 통해 이라크전을 비롯, 일자리, 의료 등 경제 및 사회 현안과 관련한 부시 대통령의 정책을 통렬하게 비판했다.

케리 후보는 특히 이라크전 등을 둘러싼 안보관 논란을 불식시키려는 듯 자신은강한 군대를 양성할 것이며 "국민을 전쟁으로 잘못 이끌지 않는" 최고 사령관이 될 것이라면서 '강하고 존경받는' 미국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대통령이 되면 우리가 원해서 하는 전쟁이 아니라 우리가 해야만 할때 전쟁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케리 후보는 전날 러닝메이트인 존 에드워즈 의원이 부시 대통령이나 딕 체니 부통령을 공격하지 않은 것과는 달리, 비록 직접 이름을 거명하지는 않았지만 "내가대통령이 되면 비밀 회의를 갖는 부통령을 갖지 않을 것"이라는 식으로 딕 체니 부통령,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장관, 존 애쉬크로프트 법무장관을 싸잡아 비판했다.

그는 자신의 입법 활동과 베트남전 반전운동 등과 관련, '갈팡 질팡하는 자유방임주의자', '가치관이 모호하다'는 등의 비판이 제기돼온 것과 관련,"가치관은 말로 떠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위해 사는 것이며 이제는 진실한 백악관을 만들어야 할때"라고 반박했다.

그는 이어 이라크 재건 지원을 위한 동맹 구축, 대테러전을 위한 특수부대 증강,9.11 조사위원회의 권고안 즉각 이행, 사회보장의 사유화및 연금 삭감 반대, 일자리창출을 위한 투자 확대, 중산층 세금 감면 및 중소기업 세부담 완화 등 자신의 집권후 정책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그는 "(공화당이) 지금 경제가 최선의 상태라고 말하는데 더 좋게 만들 수 있는것을 그렇게 못하는 것이야말로 비관주의"라고 공격한 뒤 실직, 연금 감축 등으로 고통을 받는 서민들을 위해 "도움이 가고 있는 중"이라며 거듭 강조했다.

이날 케리 후보를 소개한 참전 상이용사이자 조지아주 상원의원인 맥스 크렐랜드는 베트남전에 자원한 케리 후보의 용기를 추켜세우는 한편 케리 후보의 반전 활동은 나라가 어려웠던 시기에 진정한 애국심의 발로였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케리 후보의 베트남전 참전 당시 함께 쾌속정에서 근무했던 참전 용사 10여명이 등단했다.

이들중 전날 에드워즈 부통령 후보가 케리 후보에 의해 목숨을 구한 것으로 알려진 당사자인 짐 라스맨은 "나는 민주당의 부탁 때문이 아니라 자발적으로 이 자리에 섰다"면서 베트콩의 포화속에 홀로 낙오됐다가 쾌속정 책임자였던 케리 후보가배를 돌려 자신을 구한 일을 증언했다.

(보스턴=연합뉴스) 윤동영 특파원 yd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