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식별 어선이 26일 서해상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했으나 지난달 15일부터 가동한 남북 해군 함정간 핫라인은 또다시 가동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합참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30분께 백령도 동방 5마일 해상에서 1~2t급 소형어선 2척이 조업중인 어선군에서 이탈해 NLL을 0.4마일까지 침범했다가 17분 만에 북상했다.

해군은 이날 오전 8시20분께 이들 어선이 NLL 쪽으로 접근하는 것을 발견, 해군함정간 핫라인인 국제상선공용통신망을 이용해 NLL 침범사실을 상기시키면서 퇴각할 것을 요구하는 내용의 경고통신을 보냈으나 아무런 응답이 없었다.

이들 어선은 이후 8시25분과 28분에 이뤄진 2차례의 추가 경고통신에도 불구하고 계속 남하해 NLL을 월선했다가 해군 고속정 편대가 1천여m까지 접근해 기동시위를 벌이자 47분께 북상했다.

합참 관계자는 "3차례에 걸친 경고통신에도 불구하고 북측 함정으로부터 아무런 응신이 없어 고속정들을 어선 쪽으로 이동시켜 기적과 사이렌을 울리는 방법으로 자진 퇴각을 유도했다"고 밝혔다.

남북한 군당국이 서해상의 우발적인 군사충돌 방지를 위해 지난달 15일부터 해군 함정간 핫라인을 가동한 이래 북한 선박이 NLL을 침범한 것은 이번이 5번째로 그때마다 핫라인에 문제점을 드러내 보완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김수찬 기자 ksc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