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개인 신용불량자 수가 감소한 것은 신용불량자 구제 프로그램이 효력을 나타내고 있는데다 신용카드 사용액이 급속히 감소하는 등 소비자들의 절제가 어우러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경기침체가 지속되고 있고 고용사정도 호전될 기미가 없어 감소세로 완전히 돌아섰다고 속단하기는 힘들다.

다만 증가세는 한풀 꺾인 만큼 신용불량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된다.

◆ 각종 구제 프로그램의 효과 =개인 신용불량자 수가 감소한 것은 통계발표를 시작한 지난 2002년 3월 이후 이번이 네번째다.

그러나 앞의 세 차례는 모두 외부적 요인이 작용했다.

지난 달에 실질적인 감소세를 기록한 가장 큰 요인은 각종 신용불량자 구제 프로그램이다.

현재 가동되고 있는 구제 프로그램은 한마음금융(배드뱅크) 등 4개다.

올들어 4개 프로그램을 통해서만 줄잡아 33만여명이 신불자에서 벗어났다.

프로그램별로는 △한마음금융 6만여명 △신용회복위원회 8만5천여명 △상록수유동화전문회사 5만8천여명 △개별 금융회사 12만7천여명 등이다.

지난 달의 경우 한마음금융이 본격적으로 가동해 3만8천30명을 구제한 것이 감소세로 전환하는데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 소비자들의 자제 =신용불량의 '무서움'을 알게 된 소비자들이 무분별한 소비를 자제한 것도 주된 요인으로 지적된다.

지난 1분기중 23개 신용카드사의 카드 이용액은 96조6천억원에 그쳤다.

분기별 카드 사용액은 지난 98년만 해도 평균 15조9천원에 불과했으나 △2000년 56조2천억원 △2001년 1백20조1천억원 △2002년 1백70조2천억원으로 급속히 늘어났었다.

작년에도 분기별 평균 1백29조3천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현금서비스와 카드론 등 대출서비스 사용액은 작년 1분기 87조8천억원에서 올 1분기에는 39조5천억원으로 절반 이하로 급감했다.

이처럼 카드사용액이 줄어든 것은 무엇보다 경기침체 탓이 크지만 소비자들이 카드 사용을 그만큼 자제하고 있다는 의미도 된다.

◆ 한동안 정체 보일 듯 =지난 달 신불자가 감소했지만 추세적인 감소세로 돌아선 것으로 보기는 아직 이르다.

극심한 경기침체로 저소득층의 살림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신불자 감소에 결정적 역할을 했던 한마음금융의 가동이 오는 8월20일 끝난다.

상록수유동화전문회사도 사실상 역할을 마감했으며 개별 금융회사의 구제 프로그램도 한계를 나타내고 있다.

신불자 구제 프로그램이 사라진다는 것은 언제든지 신불자가 증가할 수 있음을 뜻한다.

물론 오는 9월23일부터는 '개인 채무자회생법'이 시행되지만 이 법이 얼마나 효력을 발휘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이에 대해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신불자가 급속히 줄어들지는 않더라도 한동안 이 수준에서 정체상태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하영춘 기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