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진출한 국내 대기업들이 예고 없는 단전으로 조업에 심각한 차질을 빚는 등 중국 급성장에 따른 전력난으로 막대한 피해를 보고 있다.

특히 올들어서는 베이징 등 북부지방까지 전력난이 심각해지면서 예고 없는 단전이 빈발, 정상조업은커녕 생산 일정조차 잡지 못해 애를 먹고 있다.

'전력분산 정책'으로 각 사업장은 주중 휴무-휴일 근무체제에 돌입, 생산은 물론 부품조달 납품 배송 수출 등 경영 전분야에 걸쳐 막대한 혼선이 발생하고 있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국 베이징현대자동차는 최근 수ㆍ목요일 공장 가동을 중단하는 대신 토ㆍ일요일 대체근무를 실시 중이다.

또 전력난으로 예년에 실시하지 않던 여름휴가를 오는 30일부터 5일간 실시키로 하는 등 공장 가동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중국내 판매량이 급증, 토요일도 특근 형태로 공장을 가동해 왔지만 주간 조업일수가 줄어들어 생산량이 10% 이상 감소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LG필립스디스플레이와 LG전자 난징공장도 전력 사용량을 25% 줄이라는 시정부의 지침에 따라 수ㆍ목요일 휴무를 실시하고 휴일 대체근무를 실시 중이다.

국내 기업이 밀집한 칭다오 지역도 제한 송전이 이뤄지면서 피해가 커지고 있다.

LG전선 칭다오 공장은 내달부터 주2일 전력 공급이 중단될 것이라는 통보를 받았다며 전기가 송전되는 날 야간작업을 늘리고 휴일 대체작업을 실시키로 하는 등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삼성중공업 닝보조선소도 시정부가 오후 6시 이후 기본전력 외 추가전력 공급을 중단한다는 통보를 수시로 해오고 있어 정상조업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이에 따라 비상발전기를 추가 구입, 전력 부족시 대체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대기업들과 달리 중소업체들의 경우 자가발전기 구매 부담이 커 마땅한 대응책을 마련하지 못한 채 예고 없는 단전으로 인한 피해를 고스란히 감수하고 있다.

주중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중국 정부를 방문,한국 기업에 대한 제한 송전시 사전 협조를 요청하고 있지만 뚜렷한 대책이 없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오광진 특파원ㆍ이심기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