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무호스 안에 저장했던 수돗물에서 다량의 페놀이 검출됐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대전시 상수도사업본부 수도기술연구소는 수돗물을 고무호스에 일정 기간 담아두었다가 수질검사를 한 결과 최고 1천219ppb의 페놀이 검출됐다고 21일 밝혔다.

이는 페놀의 먹는 물 수질기준(5ppb)의 243배에 달하는 수치다.

연구소는 시중에 판매되는 6종류의 고무호스를 구입, 1m 길이로 잘라 수돗물을그대로 통과시키거나 2시간, 6시간, 24시간 저장한 뒤 수질검사를 실시했으며 수온은 10도와 30도를 적용했다.

실험 결과, 물을 그대로 통과시킨 것을 제외한 전체 6개의 고무호스에서 페놀이최소 4배에서 최고 243배까지 기준치를 초과해 검출됐다.

상수도본부측은 고무호스 안에 포함된 페놀 성분이 물에 녹은 것으로 분석하고있다.

고무호스의 원료는 폴리에틸렌과 PVC(Poly Vinyl Chloride)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안정제, 가소제, 착색제, 정전방지제 등의 첨가제가 포함된다.

또 검사 결과 고무호스에 사용된 가소제 등이 수돗물에 포함된 염소와 반응하면서 악취를 풍기는 클로로페놀과 디클로르페놀 등의 분해산물도 검출됐다.

이번 수질검사는 수도꼭지에 고무호스를 연결해 사용하는 일부 식당 등에서 수돗물 냄새가 심하게 난다는 민원에 따라 지난달에 이뤄진 것이다.

대전상수도본부 오준세 수도기술연구소장은 "페놀이 물에 잘 녹기 때문에 고무호스 안에 남아 있는 페놀 성분이 일정기간을 거치면서 수돗물에 용해된 것으로 보인다"며 "적지 않은 식당이나 가정에서 고무호스를 사용하고 있는 만큼 수돗물 전용고무호스 지정 등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가능하면 연질 고무호스 사용을 자제하고 꼭 필요한 경우 실리콘 재질의 호스를 사용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화학제품의 원료로 사용되는 페놀은 피부와 점막, 위장을 통해 흡수되며 다량섭취시 중추신경 장애와 구토, 경련 등의 급성 중독증세를 보인다.

(대전=연합뉴스) 조성민 기자 min365@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