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쇄살인범 유영철(34)씨가 살해한 여성들 중 일부가 가정주부나 피부관리사였다는 주장이 경찰 내부에서 제기되면서 유씨가 부유층이나 보도방 여성뿐만 아니라 일반인까지 무차별하게 범행대상으로 삼았다는 의혹이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아직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서울 서남부 지역 살인사건의 피해자가 20대 여대생 등 일반 여성이었다는 점에서 유씨가 이 사건에 개입됐을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이번 연쇄살인 사건이 서남부지역 사건과 관련됐을 가능성은 유씨가 출장마사지사를 감금.폭행한 혐의로 지난 15일 서울경찰청 기동수사대에서 조사를 받을 때부터불거졌다.

당시 유씨는 자신의 혐의의 일부를 부인하면서도 "내가 서울 서남부지역 `부녀자 연쇄살인' 사건을 저지른 장본인이다"라고 진술해 수사진을 당황케했던 것으로알려졌다.

유씨는 또한 살인용의자로 재조사를 받는 자리에서도 "모두 26명을 살해했다"고진술, 지금까지 혐의가 입증된 20건의 살인사건 외에 추가로 저지른 범행이 있음을자백했다.

경찰은 적어도 현재까지는 유씨가 전직 출장마사지사였던 전처에게 일방적으로이혼당한 점, 불우한 가정환경에서 성장한 점 등으로 미뤄 연쇄살인의 범행대상은유씨의 증오를 샀던 출장마사지 종사 여성과 부유층에 한정돼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한모(34.여.가정주부)씨 등 유씨에게 `희생'된 여성들 중 일반인이 포함돼 있다는 주장이 이들의 실종사건을 수사한 경찰 내부에서 터져나오면서 유씨가 기존 관측과 달리 무차별적으로 범행 상대를 골랐을 수 있다는 주장이 탄력을 받고 있다.

이 주장이 사실로 입증된다면 경찰은 공식발표에서 오류를 범했을 뿐 아니라 지금껏 유씨의 진술에 지나치게 의존해 범행 대상에 대해 고정된 시각을 갖고 있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이를 계기로 경찰은 고척동, 대림동 등 서울 서남부지역 살인사건 용의자 정보등 관련 수사기록 등을 면밀히 검토해 피의자 자백을 뛰어넘는 수사성과를 내야 할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안희 기자 prayer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