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소속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의문사위) 조사관들이 현정부 실세와 친분관계를 빙자해 현역 군인을 회유하려 한 내용이 담긴 녹취록이 공개돼 `권총발사 위협'을 둘러싼 의문사위와 국방부간 진실공방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이 녹취록에는 국방부 특별조사단 출신의 인길연 상사(38)가 허원근 일병 의문사 사건 조사 문제를 놓고 잦은 갈등을 빚어온 의문사위와 `불편했던 관계'를 입증하는 자료로 삼기 위해 녹음해 둔 내용이 담겨있다.

다음은 녹취록 전문이다.

▲ 2월26일 대구 소재 H다방 의문사위 A조사관= 인수사관 이 기회에 옷벗으시오. 내가 국가인권위원회 4급공무원으로 특채시켜 주겠소. 나 그 정도 능력있는 사람이오. 나도 이 곳 대구 00대학 출신이오. 혹시 노대통령 오른팔이라는 000 얘기 들어 봤소. 그 분이 내가 가장친한 형님이자 00대학 선배요.

일단 걱정말고 옷벗고 나와서 우리 의문사위에 들어와 함께 이번 허일병사건 해결하고 내가 청와대로 들어갈 때 도움을 주겠소. 의문사위 B조사관= 인수사관님(인상사) 제가 지난번에도 말씀드렸잖아요.

저번에 우리 상임위원님하고 제가 청와대 000수석님과 식사하면서 인수사관님 말씀드렸다는 거 있잖아요.

최근에도 000수석님이 선거 때문에 대구에 오셨는데 000님하고옆에 계신 조사과장님이랑 함께 식사도 했어요.

걱정하지 마시고 우리 조사과장님말씀 믿으세요.

인길연 상사= 나도 20여년 군생활하면서 처자식 먹이면서 잘 살아왔습니다.
나는 의문사위 편도 아니고 오직 하나님의 편이요 진실의 편입니다.
나는 특조단 조사시 담당했던 핵심참고인인 000를 조사하지 못한 것이 아쉬워서 이번에 같이 조사를했으면 하는 것이지 다른 의미는 없습니다.

▲ 4월 초순 대구 00공원내 레스토랑 A조사관= 요즘 대통령님 탄핵사태 때문에 우리 의문사위가 시국성명 발표했다가감사원 감사도 받고해서 하도 머리가 아파서 잠시 대구에 내려왔다.

어제 내려와서조금전까지 000선배하고 함께 있다가 왔다.
하이고 뭐 선거전에는 그래도 대구에서우리 000선배를 포함해서 그래도 2-3석은 나올 줄 알았는데 정동영씨 노인폄하 발언때문에 한석도 건지기 어려울 것 같다.
어제 안그래도 000선배 위로할라고 술 한 잔했는데 나보고 너 안 그래도 선거 끝나고 청와대로 땡길라고 하는데 왜 사고를 쳐가지고 안 그래도 머리 아픈데 너까지 속썩이느냐고 하길래 내가 그랬지. 선배님 내걱정은 하지 마시오. 지금은 선배님이 코가 석자인데 그런 말씀 하시오라고 했어요.

(서울=연합뉴스) 황대일 기자 had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