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경제산업성은 올 회계연도 설비투자규모가 지난해보다 10.4% 증가해 14년만의 최고수준을 기록할 전망이라고 발표했다.

소위 '잃어버린 10년'으로 불리는 장기불황에서 완전 탈출했음을 선언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경제가 깊은 수렁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우리로서는 무척 부러운 상황이 아닐 수 없다.

일본경제의 회복양상은 너무도 뚜렷하다.

지난해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이 3.2%를 기록해 정부전망치 2%를 크게 웃돈데 이어 올 1분기 GDP 성장률은 연율 5.6%에 달했다.

설비투자와 소비 수출 등도 모두 괄목할 만한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어 경기회복에 날개를 단 셈이다.

90년대 초부터 진행된 버블붕괴 과정에서 일본이 기업 개인 금융 부문 할 것없이 엄청난 타격을 받아왔음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주식 부동산 등 전반적인 자산가격 하락은 기업에는 재무구조 악화 및 매출부진을, 금융회사에는 대규모 부실채권을 안겨주면서 경제 전체를 걷잡을 수 없는 수렁으로 몰아넣었던 까닭이다.

그러나 그동안 일본정부와 경제계가 버블붕괴와 이에따른 복합불황을 이겨내기 위해 쏟은 노력도 적지 않았다.

기업들은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통해 경영합리화 및 경쟁력 강화에 매진했고 금융회사들은 합병 및 부실금융회사 해외매각 등을 통해 금융시스템을 안정시키고 부실채권을 축소하는데 총력을 기울였다.

특히 정부는 금융개혁을 적극 지원하는 한편으로 온갖 규제에서 해방되는 구조개혁특구를 대거 설치하는 등 규제완화를 통해 기업활동을 부추기는데 갖은 노력을 다했다.

이러한 일본의 불황탈출 과정은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국판 잃어버린 10년'에 대한 우려까지 제기되는 상황인 만큼 그들은 불황극복을 위해 과연 무슨 일을 했는지 구체적으로 점검해보지 않으면 안된다.

특히 일본경기회복에 있어서 절대적으로 기여한 내수부문의 회복전략은 우리로서는 빼놓을 수 없는 연구과제임이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