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라크 테러단체가 미국 군수품을 운송하는 우리나라 선박에 테러를 경고한 데 이어 인천국제공항과 주한미국대사관 등에는 미국행 항공기를 폭파하겠다는 협박편지가 잇따르면서 경찰과 항공당국 등에 비상이 걸렸다.

더구나 12일에는 한국행 비행기에 테러리스트가 탑승할 것이라는 e메일까지 날아들어 항공당국을 바짝 긴장시켰다.

◆ 항공기테러 협박 =항공안전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30분께 항공교통관제소 항공정보과 공동 메일로 '오늘 한국으로 오는 비행기에 테러리스트가 타고 간다. 그는 기독교 행사 초대장을 갖고 있으며 알카에다와 연계가 있는 압둘 라잡이라는 사람이다'는 내용의 e메일이 발송됐다.

항공본부 관계자는 "메일 발송자에 대한 정보는 없고 인터넷 포털 야후 검색메일을 통해 e메일이 들어왔다"며 "어느 비행기를 타고 오는지에 대한 언급도 없었다"고 말했다.

◆ 공항 비상태세 돌입 =경찰은 이날 오전부터 공항 내 각종 동향 감시활동을 강화했다.

또한 자체적으로 설정한 경계조치 모델 3단계 중 테러발생 징후가 농후할 때 적용하는 2단계를 지난 7일부터 발효, 가동중이다.

이에 따라 현재 경찰병력 90명이 1일 3교대로 공항 내 37개 지역을 순찰중이며 경찰특공대 2개팀 4개조가 공항 내 취약지역을 1일 8회 순찰하고 있다.

또 국내선 탑승객 신원조회 비율을 70∼80%대로 높이는 한편 노트북 등 전자제품의 경우 폭발물탐지기로 검색하고 있다.

항공안전본부 관계자는 "이번 협박 e메일은 내용이 조잡하고 신빙성이 낮지만 그 동안 계속해 오고 있는 항공보안업무를 재점검하는 등 철저한 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 항공업계 =아시아나항공은 주한 미국 대사관에 협박편지가 배달된 7일 '보안강화 지침'을 인천공항 지점과 화물지점에 내려 보내고 미주행 전 여객기 등에 대한 보안검색 강화를 지시했다.

항공사 측은 △미주행 승객의 위탁ㆍ휴대 수하물 개봉검색기준 준수 △탑승구에서 승객 신원확인 철저 △항공기 출입자 신원확인 및 외부경비 철저시행 등의 조치를 취했다.

기내에서도 조종실 출입을 통제하는 등 보안점검을 강화했다.

대한항공도 각 지점에 대해 △보안취약 지구 정기순찰 강화 △항공기 및 주변지역에 비인가자 출입시 확인 철저 △수속 전 위탁수하물에 대한 '비정규(random)' 검색 △비인가자 탑승 방지를 위한 탑승권 확인 철저 등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김후진 기자 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