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이 주식시장에서 '최후의 보루'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든 국내 투자주체들이 주식을 처분하고 있는데 반해 국민연금만 나홀로 '사자'에 나서고 있어서다.

1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9일까지 거래소시장에서 개인 투자자들은 1조8천8백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또 투신사들이 5조4천억원을 순매도한 것을 비롯 증권(8천6백85억원) 보험(7천6백85억원) 은행(1조8백억원) 등 여타 기관투자가들도 주식비중을 대폭 축소했다.

기업의 자사주 매입이 줄어들면서 상장기업 등 기타 투자주체들도 3천7백억원의 매도우위를 보였다.

반면 연기금은 이 기간중 2백63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특히 국민연금의 순매수 규모는 1조4천억원에 육박,나머지 연기금들의 총 매도물량(1조3천7백억원어치)을 웃돌았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올들어 계획된 신규 주식투자 금액(직접투자+간접투자)은 2조8천억원이며 이중 절반가량을 6월말까지 매수했다"면서 "앞으로도 매월 일정한 비율로 주식을 사들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민연금을 제외한 다른 연기금의 주식비중이 크게 줄어든 것은 지난 5월말 이후 주가급락 과정에서 대규모 손절매(추가손실을 막기 위한 주식매도)에 나선 뒤 주식을 다시 매입하지 않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김석규 B&F투자자문 대표는 "기관투자가들의 위축된 투자심리와 자금사정을 고려하면 국민연금을 제외한 다른 기관투자가들의 주식 매수는 당분간 기대하기 힘들 것 같다"고 전망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