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이 지난 상반기중 사상 최대 규모인 10조5천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삼성은 이같은 기조를 하반기에도 계속 이어가 올해 20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달성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12일 삼성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6월까지 전체 64개 계열사의 경영실적을 잠정 집계한 결과 10조5천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당초 세웠던 상반기 목표치(7조원)를 50% 초과 달성한 수준이며 지난해 그룹 전체의 영업이익(11조원 상당)과 맞먹는 규모다.


매출 역시 65조원 안팎에 달해 목표보다 10%가량 높은 실적을 올린 것으로 집계됐다.


삼성은 당초 올해 1백20조원의 매출과 14조1천억원의 세전 이익을 올린다는 목표를 세웠으나 이같은 실적 호조로 올해 목표치를 대폭 상향 조정, 1백30조원 매출에 20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달성키로 했다.


삼성의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은 △메모리반도체 플래시메모리 휴대폰 등 전통적인 수익사업이 완숙기에 접어들면서 수익력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는데다 △신흥 캐시카우(수익창출원)로 떠오르고 있는 LCD(액정표시장치) PDP(플라즈마 디스플레이 패널) 디지털TV 등도 세계 1위를 향해 쾌속 진군하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삼성의 발목을 잡았던 삼성카드 부실문제가 내부 조정을 통해 원만히 해결되고 삼성전기 등 일부 계열사들이 탄탄한 수익기반을 회복한 것도 요인으로 분석된다.


삼성은 올 하반기 세계 정보기술(IT) 경기가 급락하지만 않는다면 연간 20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올리는데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주요 계열사들의 하반기 경영여건을 점검한 결과 최소한 상반기 정도의 실적은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단기적인 수익 확대보다는 추세를 이어가며 글로벌 1위 품목을 늘리는데 역점을 둔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이 이처럼 독보적인 실적을 올리면서 한국 경제의 '삼성 착시(錯視) 현상(삼성실적 호조에 따른 거시경제지표 교란현상)'도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삼성의 영업이익이 20조원에 도달한다면 지난해 국내 12월결산 상장법인 5백9개사 전체의 영업이익(38조3천1백억원)의 절반을 넘나들게 된다.


다시 말해 삼성그룹의 영업이익과 나머지 상장사 전체의 영업이익이 비슷해진다는 것이다.


지난해 20%를 차지했던 수출 비중 역시 올해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이 올해 수출목표를 지난해(3백77억달러)보다 14.1% 늘어난 4백30억달러로 책정해놓고 있는데다 내수경기 침체로 자체 수출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조일훈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