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에서 가장 큰 독일 경제가 오랜 기간의 차가운 겨울잠에서 깨어나고 있다.

독일 경제는 최근 3년간 침체의 늪에 빠져 있었으나 최근 회복국면에 들어선 듯한 징후들이 나타나고 있다.

8일 독일 경제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5월 독일 산업생산은 4월에 비해 1.1% 늘어났다.

이는 당초 예상을 훨씬 웃도는 것으로 그동안 전문가들은 5월 산업생산 증가율을 0.2%로 예상했다.

5월중 산업생산이 당초 예상보다 크게 증가한 것은 제조업 생산이 1.2% 늘고 에너지 생산이 0.8% 증가한데 힘입은 것이다.

또 전날인 7일에는 5월중 제조업수주액이 해외 바이어들의 주문에 힘입어 1.6%늘어났다는 보고가 있었다.

이에 대해 UBS의 경제분석가인 에드워드 티더는 "이런 통계들은 독일 경제와 유럽 경제 전반에서 앞으로 몇 개월 동안 성장세를 보일 것임을 예고한다"면서 유럽중앙은행(ECB)이 올 연말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독일 전문가들도 이런 통계들이 발표되면서 올해 경제성장률 예상치를 상향조정하고 있다.

독일의 유력 경제연구소의 하나로 베를린에 본사를 둔 DIW는 "독일이 경기순환의 상승국면 초기에 서 있다"면서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 예상치를 각각 1.8%와 2.1%로 상향조정했다.

에센에 있는 RWI도 "지난달 느꼈던 것 보다 더 낙관적으로 본다"면서 올해 독일의 성장률이 1.5%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올해와 내년 독일 경제성장률을 각각 1.8%와 2.0%로 예상했다.

그러나 이런 낙관적 전망 속에서도 독일 경제가 성장세로 돌아섰다는데 대한 경계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우선 경제성장 조짐이 나타나는 것은 독일 경제의 자생력에 의하기 보다는 세계경기 활성화에 따른 부수 효과에 지나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다.

국내소비가 여전히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지난 6월중 실업자 수가 올들어 처음 줄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높은 실업률은 여전하다는 것이다.

독일연방은행에 따르면 6월중 독일 실업자 수는 전월에 비해 1천명 줄어든 436만9천명으로 실업률은 여전히 10.5%에 이른다.

지난 5월 산업생산량이 당초 예상보다 크게 높았음에도 불구하고 건설실적은 전달에 비해 오히려 0.4% 떨어졌다.

또 독일 자동차업계는 올 내수 판매실적 예상치를 오히려 하향조정하기도 했다.

특히 VDA 산업협의회는 자동차 내수판매 실적 지표인 올해 신차등록 예상치를 당초의 335만대에서 지난해 수준인 324만대로 하향조정했다.

다만 이런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독일 경제가 일단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 회복조짐을 보임으로써 조만간 내수 진작 효과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은 남아 있다.

(프랑크푸르트 AFP=연합뉴스) kjw@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