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자가 최근 선물시장에서 대규모 매도에 나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국과 미국의 실적 시즌에 대한 기대감이 약화되면서 6월 하순 이후 이들이 취했던 선물 매수포지션을 대거 청산(전매도)한 것으로 풀이했다.

8일 거래소시장에서 외국인은 1만5백90계약의 선물을 순매도했다.

금액으로 치면 5천억원에 해당된다.

지난 4월16일 1만3천2백계약의 선물을 순매도한 뒤 가장 큰 규모다.

이들의 갑작스런 선물매도는 이날 선물베이시스(선물가격에서 현물가격을 뺀 값)를 크게 악화시키면서 2천6백억원이 넘는 프로그램 매물을 유발했다.

이에따라 종합주가지수도 18포인트(2.39%) 급락했다.

하지만 외국인의 이날 선물 순매도는 신규 매도라기보다는 기존 매수포지션을 청산(전매도)한 것으로 풀이된다.

외국인이 대규모로 선물을 팔았음에도 미결제약정이 오히려 4천4백계약 넘게 감소한 점에서 그렇다.

권성일 제일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은 미국과 한국의 2분기 어닝시즌이 단기적이나마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지난달 24일부터 선물매수포지션을 늘려왔다"며 "하지만 이날 지수가 급락하면서 외국인이 손절매를 위해 선물을 매도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권 연구원은 "특히 이날 새벽 미국 야후 실적 발표에 대한 실망감으로 2분기 어닝시즌에 대한 기대감이 크게 줄어들자 외국인 투자자들이 급하게 선물매수포지션을 정리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배동일 대우증권 선임연구원은 "외국인의 대규모 선물매도로 전날까지 8천계약에 달했던 누적매수포지션이 2천계약의 누적매도포지션으로 전환됐다"며 "당분간 외국인이 선물시장에서 매수세로 전환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내다봤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