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금융가에 '미스터 엔(円)'으로 잘 알려진 사카키바라 에이스케 전 일본 재무성 차관(현 게이오대 교수)은 "경기회복에 힘입어 강세를 나타내고 있는 엔화 가치가 곧 하락 반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현재 달러당 1백9엔대를 유지하고 있는 엔화 환율은 올해 말 달러당 1백20엔까지 오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사카키바라 교수는 7일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AWSJ)과 가진 인터뷰에서 "현재 엔화 환율은 전환점에 와 있다"며 "지난해 4분기 이후 일본 경제의 성장률 둔화가 나타나면서 앞으로는 '엔 약세·달러 강세'가 뚜렷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사카키바라 교수는 엔 약세 전망 이유로 △참의원 선거 후 고이즈미 준이치로 정권 리더십 약화 △글로벌 금리상승 기조로 일본 정부 및 가계의 부채부담 가중 등을 꼽았다.

일본 집권 여당인 자민당은 오는 11일 참의원 선거에서 예상의석 목표 달성에 실패할 것이 확실시되며,이 경우 고이즈미 총리는 레임덕에 빠지게 돼 일본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주장이다.

금리 상승이 가져올 파장에 대해서도 사카키바라 교수는 우려를 표시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1백40%에 달하는 정부 부채를 안고 있는 일본 정부는 최근 국채수익률 급등으로 상당한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사카키바라 교수는 "재무성이 외환시장 개입을 중단했다는 일각의 관측은 근거없다"며 "일본 정부는 엔화 환율이 달러당 1백5엔대 아래로 떨어지면 다시 달러매수 개입에 들어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본 정부는 지난 3월 말 이후 외환시장에 전혀 개입하지 않아 엔 약세 유도정책을 중단한 것이 아니냐는 소문이 돌고 있다.

유영석 기자 yoo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