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시장이 아닌 박대철을 연기하고 있습니다"

중견 탤런트 유동근이 자신의 배역에 대해 적극적으로 해명하고 나섰다.

MBC TV월화드라마 '영웅시대'(극본 이환경, 연출 소원영)에서 이명박 서울시장을 모델로 한 박대철 역으로 출연중인 그는 이 배역이 1, 2회 극의 중심을 끌고 간 데 대해 시청자들의 반응이 냉담하자 당혹스러워하고 있다(연합뉴스 7월 6일자 보도).

일부 시청자들은 박대철 역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자 항의성 글을 각종 인터넷게시판에 올려놓기도 했다.

6일 밤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그는 "'영웅시대'가 드라마이긴 하지만 누구나알고 있는 기업 총수들을 소재로 한 만큼 시청자들이 사실과 혼동하는 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제하면서 "만약 모델이 된 인물과 똑같이 보여주려면 내가 이역에 캐스팅되지 않았을 것이고, 나 역시 실존인물과 똑같이 연기하려면 맡지 않았을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1,2회 고 정몽헌 회장을 연상시키는 천사국 회장의 죽음을 보여주고 본격적인 천태산의 이야기를 시작하려는 장면에서 극을 이끌고 가는 내레이터까지 해내며 중심인물로 부각된 데 대해 "극중 세기그룹의 가족을 통해 천 회장의 죽음을 설명할 수는 없지 않았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현대그룹 정주영 회장을 모델로 한) 천태산 회장 일가가 아니면서도 가장 가까이 수십년 동안 천 회장을 모신 객관적 인물로 박대철이 등장하는 것이다.

연기자 유동근으로서는 이런 남성 드라마가 모처럼 나와 '해볼만하다'고 생각했던것"이라고 밝혔다.

하필이면 첫 방송(7월 5일)을 앞둔 1일부터 이 시장에 대한 문제가 불거져 나온데 대해 "오비이락이다.

공교롭게 이렇게 돼 난감하다.

내가 맡은 역할이 이 시장을모델로 하는 만큼 인연이라면 인연인데 나도 시장에게 한 마디 하고 싶은 서울시민이다.

최근 벌어진 문제점들을 시민의 편에 서서 빨리 잡아주길 바란다"고도 부탁했다.

드라마 속에서 절대군주의 카리스마와 폭발적인 연기력을 보여주며 연기 세계를공고히해온 유동근으로서는 '연기생활중 가장 난감한 상황'.

"솔직히 1일 대중교통 문제가 불거지자 속으로 '큰일났다'는 생각도 들었고, 이미 찍은 분량을 어떻게 하느냐는 생각까지도 했다"고 털어놓으며 최근의 고민을 드러냈다.

"이 역을 맡은 후 괜한 오해를 받기 싫어 이 시장과의 개인적인 만남도 피했다"는 그는 "이 시장이 하루 빨리 해결책을 찾고 겸허한 마음으로 서울시민들의 지적을 받아들여야 한다.

또한 시민들도 이 시장이 사과를 한 만큼 조금 기다려주는 관용을 베풀었으면 한다"고 언급했다.
"이 문제가 매듭지어져야 앞으로 드라마 속에서 보여질 박대철의 능력과 인간적 면모가 거부감없이 받아들여질 것"이라고 덧붙이면서.

(서울=연합뉴스) 김가희 기자 kah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