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매매는 사실상 기관투자가와 외국인 등 거액투자가가 아니면 하기 어렵다.

바스켓(주식묶음)으로 구성된 현물은 물론 선물도 동시에 매매해야하기 때문에 투자자금이 최소 10억원 정도는 필요하기 때문이다.

설사 굴리는 자금이 많다고 해도 수시로 변동하는 현.선물의 가격 변동을 지켜보면서 일정 시점에서 수익을 낼 수 있게 차익거래에 나서는 데는 고도의 기술이 요구돼 개인투자자들은 하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개인들도 자산운용업계의 간접투자상품을 이용하면 프로그램 매매에 참여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차익거래펀드' 또는 '절대수익펀드'라고 불리는 이들 간접투자상품은 프로그램 매매의 원리를 이용한 상품이다.

이들은 선물과 현물을 엇갈리게 매매해 주가가 하락하든 상승하든 관계없이 안정된 수익을 추구하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지난달 중순에 나온 한국투신운용의 '부자아빠 디아트(D-ART)혼합형펀드'는 이런 상품들 중 하나다.

이 펀드는 배당수익률이 5% 이상인 15개 종목을 선별해 현물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선물을 매도하는 차익거래를 통해 주가 등락에 관계없이 '은행정기예금금리+알파'를 추구한다.

푸르덴셜투신운용의 '마켓 뉴트럴 절대수익 펀드'도 주식에 80∼85% 수준을 투자하고 그 비율만큼 선물을 팔아 주식투자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최대한 줄일 수 있게 만든 간접투자상품이다.

맵스자산운용의 'KBI베타컨트롤혼합형펀드'는 제어공학을 이용해 연 8% 이상의 수익을 추구한다.

미래에셋투신의 '미래에셋ARF혼합1'은 차익거래 외에도 스프레드(Spread) 전략,변동성매매전략 등 고도의 금융기법을 이용하는 절대수익 추구형 상품이다.

하지만 이런 펀드들은 시장하락기에도 원금 손실이 거의 없는 장점이 있는 반면 강세장에서는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높지 않다는 측면이 있다는 것을 유념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이영 서울증권 연구원은 "차익거래 참여자들이 적었던 불과 2∼3년전만해도 차익거래펀드의 수익률은 연 10∼20%를 넘기도 했지만 최근 참여자들이 급증하고 경쟁도 치열해지면서 차익거래를 통해 수익을 내기가 점차 힘들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차익거래를 이용한 펀드 가입은 '몰빵투자'보다는 포트폴리오 분산 차원에서 투자자금의 일부만을 투자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차익거래펀드 말고도 개인투자자 입장에서 비교적 손쉽게 직접 차익거래를 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바로 상장지수펀드(ETF)를 이용하는 방법이다.

ETF는 자산운용업계의 인덱스펀드를 상장시켜 자유롭게 매매를 할 수 있게 한 상품이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