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증시의 최대 관심사는 프로그램 매매다.

현물시장 매수세가 취약해지면서 프로그램 매매가 주가를 좌지우지하는 일이 다반사가 되고 있다.

프로그램 매매란 기관투자가 등이 일정한 조건을 프로그램으로 정해 그에 따라 다수의 종목을 묶어(바스켓 구성) 한꺼번에 거래하는 것을 말한다.

현물시장을 기준으로 현물을 사는 경우를 프로그램매수,현물을 파는 경우를 프로그램매도라고 부른다.

프로그램 매매는 크게 '차익거래'와 '비차익거래'로 대별된다.

먼저 비차익거래는 기관 또는 외국인이 주식형펀드를 신규 설정 또는 청산하거나,포트폴리오를 유지한 상태에서 펀드 환매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주식을 묶음(바스켓)으로 거래하는 것을 말한다.

선물시장의 움직임과는 별 상관없이 개별 기관과 외국인 등이 각자의 필요에 따라 거래를 하기 때문에 비차익거래의 향방을 예측하기란 어렵다.

이와 달리 차익거래는 선물시장과 연계돼 이뤄진다.

매일매일 현물가격(주가)과 선물가격의 변동에 따라 매수·매도가 이뤄진다.

최근 증시를 쥐락펴락하는 것도 바로 이 차익거래다.

차익거래는 현물가격과 선물가격의 차이가 일시적으로 비정상적인 상태가 됐을 때 무위험수익을 얻기 위해 이뤄진다.

차익거래도 현물가격이 선물가격보다 낮을 땐 이익을 얻기 위해 현물매수차익거래(현물매수+선물매도=프로그램매수)를 하게 된다.

반대로 현물가격이 선물가격보다 높을 땐 매도차익거래(현물매도+선물매수=프로그램매도)가 이뤄진다.

그럼 어떻게 차익거래를 통해 무위험차익을 거둘 수 있는지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가령 지금 현물가격이 100이고 선물가격이 101에서 거래되고 있다고 가정하자(이때 선물과 현물의 가격차이인 1을 베이시스라고 한다).그런데 어떤 투기 세력이 선물을 단기간에 집중 매수,현물가격은 100으로 가만히 있는데 선물가격만 102로 올라갔다고 하자.선물가격이 상대적으로 고평가되고 현물가격은 저평가된 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이를 이용해 고평가된 선물을 102에 팔고 저평가된 현물을 100에 사는 매수차익거래를 했다면,향후 주가가 오르든 떨어지든 관계없이 베이시스가 다시 1로 좁혀지게 되면 무조건 이익이 난다.

그러다 1주일 후 악재가 불거져 현물가격이 98로 떨어지고 선물가격도 99로 내렸다고 하자.이 때 베이시스(선물가격과 현물가격과의 차이)가 다시 1로 줄었기 때문에 1주일전 거래와는 반대로 선물을 사고 현물을 파는 매도차익거래를 하게 된다.

현물매매에서는 100일 때 매수해 98에서 매도했으므로 2만큼 손실이다.

하지만 선물매매에서는 102에서 팔아 99에서 샀으므로 3만큼 이익이 난다.

이 두 거래를 합치면 결과적으로 1만큼 이익을 올리게 된다.

반대로 선물이 상대적으로 저평가되고 현물이 고평가돼 있을 때는 매도차익거래를 먼저 하고 그 다음 매수차익거래를 통해 청산하면 지수의 등락과 관계없이 무위험 수익을 거둘 수 있게 된다.

프로그램매수(매수차익거래)와 프로그램매도(매도차익거래)는 되풀이돼 일어나기 때문에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이론적으로는 '중립'이어야 한다.

하지만 실제로 프로그램 매매는 그 이상의 영향을 미친다.

매수세가 매도세보다 강한 강세장에서는 프로그램 매수의 영향력이 프로그램 매도보다 강해 지수의 상승폭을 확대시키는 경향이 높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